[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계의 1차 집단탈당 및 신당창당 결행일(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ㆍ경북(TK)지역 친박(親박근혜)계 초재선 의원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이들이 비박계 신당으로 둥지를 옮기면 옛 자유민주연합(자민련)식 TK 지역정당을 만들겠다는 친박계의 구상에 제동이 걸린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입지가 좁아진 수도권 친박계와 ‘중간지대’를 자처하는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임 역시 비박계 신당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TK지역 초재선 의원 일부는 최근 잇따라 소규모 회동을 갖고 탈당을 저울질 중이다. 심정적으로는 비박계 신당에 동조한다 하더라도, 새누리당 지지세가 여전한 지역정서를 배반하기 어렵다는 것이 고민의 핵심이다. 실제 비박계 신당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전날 대구 동구을 당원협의회 사무소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곽대훈ㆍ김상훈ㆍ정태옥 의원 등이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이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TK지역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삼고초려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정병국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정병국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정병국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칭)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정병국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현재 TK지역의 세력구도는 새누리당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 있다. 대구지역 현역의원 12명 중 비(非) 새누리당은 단 4명뿐이다. 비박계 유 의원과 주호영 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의락 무소속 의원이다. 적어도 대구지역 초재선 의원 3명 이상이 마음을 바꿔야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을 텃밭에서 ‘군소세력’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 최경환ㆍ이완영ㆍ이만희ㆍ최교일 의원 등 친박계가 다수 포진한 경북 대신, 야권에 문을 열어준 대구지역을 공략해 친박계의 한쪽 날개를 꺾는 전략이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들도 비박계 신당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당내 ‘중간지대’인 충청권 의원을 포섭하면 내달 이어질 2차, 3차 탈당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정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맹주가 유력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반 총장을 고리로 한 ‘개헌 연대’의 성사 가능성이다. 이에 따라 비박계는 정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7~8명의 충청권 의원들에게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도권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친박계 일부의 ‘전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서울에서는 단 2명을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탈당 의사를 밝힌 상태다. 향후 친박계 중심의 ‘TK 자민련’이 꾸려지면 수도권 의원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을뿐더러, 다음 총선 승리마저 불투명해진다. 최근 불거진 비박계 신당 내부의 정강ㆍ정책 갈등도 분당 규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