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16년은 예측 못한 글로벌 이벤트에 원유과 금의 운명이 엇갈렸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원유와 금에 대한 시장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다만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과 금 선물을 지난 1월 1일 매수해 전날까지 보유했다면 단순 수익률은 43.14%, 6.75%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가져온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해 동안 두 자산은 상승 추세를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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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증시 폭락…유가 ‘폭락’ㆍ금의 ‘환향’ = 2016년은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1월 중순 시가총액이 7개월 전보다 4조달러(5269조원 이상) 이상 증발하며 폭락장이 연출된다.

일본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공중 분해되면서 글로벌 시장은 중국 경제 경착륙과 위안화 약세 우려에 급격히 위축된다.

원유 가격 역시 급락세를 보인다. 1월 중순을 넘어가며 WTI는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30달러선이 붕괴됐다.

세계적인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에너지 기업들의 부도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다우지수 에너지 섹터의 수익률 역시 10% 가까이 하락했다.

하락세를 보이던 원유와 달리 금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15일 만에 금 가격은 온스당 1090달러를 넘어서며 3% 가까이 오른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늦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금가격은 상승세를 보인다.

▶ 잠시동안 원유과 금의 동반 ‘반등’ = 6월초까지 WTI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50달러를 넘어선다.

지난 2월 11일 26.21달러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WTI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에 대한 기대감과 캐나다 산불,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생산차질,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다시 깜짝 반등한다.

이 기간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어진다는 전망에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금 가격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연초에는 99에 육박했으나 5월 들어 93 부근으로 떨어져 금 가격은 온스당 1250달러선까지 상승한다.

▶ 예상을 빗나간 브렉시트 투표…금 ‘웃음’, 원유 ‘눈물’ =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결정에 시장은 패닉에 빠진다.

시장의 혼란으로 촉발된 달러 강세는 원유과 금 가격의 동반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때 유가와 금 가격의 행보는 엇갈린다.

달러 강세에 공급 과잉 우려에 빠진 WTI 가격은 브렉시트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며 8월초에는 40달러 이하를 기록하기도 한다.

반면 금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힘입어 같은 기간 온스당 135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한다.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1.4%(현재 2.5~2.6%)까지 하락하는 등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지고, 지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약화로 인한 달러 약세 전환이 일어나면서 이후 금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한다.

▶ 트럼프 효과…금에게 찾아온 ‘시련’, 원유는 ‘활짝’ =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에너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 감산합의까지 맞물려 유가는 다시 5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한다.

유가 상승 영향에 11월 한 달 동안 미국 증시의 에너지 관련 종목은 5% 넘게 올랐고, 일본 증시 역시 관련 업종이 20% 넘게 상승했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온스당 1300달러선까지 상승했던 금 가격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급전직하 양상이다. 11% 넘게 하락하며 최근엔 113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재정확대 기조가 예상되자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자산 매력이 떨어진 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었다.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트럼프 당선으로 시장에 반영되면서 원유와 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2017년 원유와 금의 행방은? = 전문가들은 올해 원유와 금이 보여준 심한 변동 양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내년 3월에는 본격적으로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되면서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개시되고, 4월엔 프랑스 대선, 9월엔 독일 총선이 있다.

유가는 내년 상반기엔 50달러 초ㆍ중반에서 등락을 보일 전망이다.

OPEC의 계획대로 감산이 이루어지고 원유 및 석유 제품 재고 소진이 진행될 경우 50 달러대 유가가 견조하게 유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는 5월말 OPEC 회의에서 감산 지속 여부가 논의되는 가운데 셰일 오일 생산 전망에 의해 등락이 결정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내년 금 가격은 상반기 금리 상승의 여파로 낮은 가격 수준에 머무른 뒤,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라 본격적인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은 물가가 오를 때 함께 가격이 오르는 헤지(hedge) 기능이 있어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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