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가계대출 규제에도 현행 유지

규제 완화 이후 저금리와 가계부채 폭증

급랭하는 시장 상황, 연장 안하면 시장 경착륙 우려

3년째 일몰 연장 결정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급증하는 가계 부채에 잔뜩 고삐를 죄고 있는 정부가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비율을 올해에도 유지키로 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7년 금융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LTV와 DTI 비율을 올해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DTI와 LTV 규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14년 8월 “부동산 금융 규제 정책은 과거 시장이 한여름일때 만든 여름옷과 같다. 이미 한겨울이 왔는데 여름옷을 입고 있어서야 되겠느냐”는 발언과 함께 한시적으로 각각 70%와 60%로 전격 완화된 바 있다.

당시 1년간 한시로 적용될 예정이던 LTV와 DTI 규제 완화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년간 효력이 연장되며 부동산 시장의 전격적인 회복을 이끌었다.

올해도 4월 일몰 연장 여부를 앞두고 있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규제의 연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집중되고 있던 터에 연장이 결정되자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있다. 초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완화된 DTI 규제가 결국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주범인데 가계부채를 억제 모드로 전환한 정부가 이를 다시 연장한 것은 모순된 정책 집행이라는 것.

이에 대해 금융위는 현 경제 상황과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 규제가 이달부터 시행됐고, 전매제한 조치 등을 담은 11.3 대책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DTI 조치마저 연장시키지 않았다면 시장의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것.

정부는 대신 DTI의 소득 산정 방식을 보다 정교화한 ‘新DTI 규제’를 마련하고 오는 19일까지 대출의 질적 개선을 위해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를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해 장기적으로는 여신심사의 선진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획일적인 수치를 토대로 여신을 규제하는 DTI 대신 개인의 소득과 총부채 등을 감안해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주는 여신심사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는 소득, 금리, 부동산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융 정책으로만 해결할 것이 아니다”라며 “LTVㆍDTI를 움직이는 단기적이고 대증적인 방법보다는 근본적 철학과 가이드라인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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