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의 유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보존해야 할까….’

독일 베를린 북부에 위치한 알렉산더 광장(Alexanderplatz·사진)이 독일 통일 4반세기 만에 재개발과 보존 여부를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동베를린의 중심지로 개발됐던 이곳은 파크인(Park Inn)호텔과 쇼핑센터 등 과거 공산주의의 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개발론자들은 시설의 노후화와 주변의 교통환경 저해, 경관 제한 등을 주장하며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건물의 보존 가치를 강조하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조선총독부 보존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국내 상황과도 비슷하다.

베를린 시의회가 오는 9월 광장 개발 계획에 대한 투표를 앞둔 가운데, 공산주의 시대의 건축물들을 어느 정도 규모로 보존ㆍ복구할지, 아니면 아예 철거할지를 놓고 논쟁 중이라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크리스틴 에드하이머 베를린 건축가협회장은 “이 건물들을 해체하면 우리는 우리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잃게 되는 것”이라며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곳은 1960~1970년대 동독의 주요 건물이 위치했다. 국영 호텔체인인 37층짜리 파크인에는 도청장치가 설치됐고, 손님들을 감시하기 위한 매춘부들이 주변을 서성이던 시절이 있었다. 광장은 공산주의 선전물이 나돌고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1969년 동독 수립 20주년을 기념한 368m 높이의 TV타워도 있다.

베를린 동독박물관 역사학자인 스테판 볼레는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정부는 공공장소를 국가 현대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사용했고, 알렉산더 광장이 이런 발전의 대표적인 예였다”며 역사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1805년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더 1세가 베를린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이름붙여진 이곳은 19세기 독일의 교통ㆍ상업의 중심지였고 통일 이후엔 서독의 상업자본이 이곳에 진출했다.

베를린시의 광장 개발 계획에는 건물 보존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다. 고층 건물 개발을 기대하고 부동산에 투자한 이들로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요르그 라메르센 TLG 이모빌리엔 베를린 지부장은 “우리는 광장을 박물관으로 유지할 수 없다. 이곳은 시 중심부고 건축이 조명받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TLG는 45년 된 전자과학의 집(House of Electro-Technology)을 포함, 광장 내 4개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TLG는 2012년 11억유로 규모의 부동산 투자의 일부분으로 미국계 투자회사인 론스타에 매입됐다.

이밖에 코네티컷주에 본사를 둔 스타우드캐피털은 파크인 호텔에 지분을 갖고 있으며 도이체방크는 전자과학의 집의 최대 세입자다. 시설 노후화도 고려해야할 문제다.

라메르센은 “만약 광장 전체를 랜드마크 보호아래 놓는다면 TV타워나 파크인 호텔이 1960년대 건축물에 둘러싸이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개발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