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소비자가전전시회)가 엊그제 막을 내렸다. CES 전시장을 방문해 최첨단 기술 트렌드를 돌아본 국내 최고경영자(CEO)들도 속속 귀국했다. 그 중 자동차 업계의 한 CEO는 “시시했다”는 말로 관람 총평을 전했다.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진 현장을 목격한 사업가의 반응이 다소 의외로 느껴졌다.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이렇다. CES 행사 관람에 앞서 구글을 방문했으며, 자신의 친척이 구글에 근무하고 있어 자율주행차를 탑승해볼 경험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 경험은 한마디로 놀라웠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정감을 줬으며, 주차할 때 삐죽삐죽 튀어나온 자동차를 피하느라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을뿐, 그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구글은 5년 전부터 30여대의 자율주행차를 미국의 한 지역에서 실제 운행하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최근 이들의 고민은 차호출 서비스를 보다 정밀하게 구현하기 위해 위치정보시스템(GPS)에 나타나는 10m의 오차를 어떻게 하면 5m 이내로 좁히고, 비닐봉지와 같이 주행 중 등장하는 물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기술로 모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율주행차의 시현을 넘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AI)화 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정작 자율주행의 최강자로 꼽히는 구글은 CES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얘기로 2017 CES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시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꼬집었다. 이들 중 일부는 4단계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선보이도 했지만, 주인공이 빠진 조연들의 연극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한 까닭이겠지만, CES에 등장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수준은 한참이나 뒤쳐진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올해 첫 국제 박람회인 CES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확인되는 점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자/IT, 자동차, 통신 등 여러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중에는 기술 자랑에 적극 나선 곳도 있지만, 구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쌓아가는 기업도 적지 않다. 물 밑에 숨겨진 0.917의 빙산 조각에는 훨씬 진보된 기술이 축적해가고 있는 기업도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갈 길이 멀다. pdj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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