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구촌 군부 쿠데타가 역풍을 맞고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집트 군부가 ‘37%’에 그친 대통령 선거 투표율을 끌어올려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틀인 선거기간을 사흘로 전격 늘리고, 투표불참자에겐 500이집트파운드(약 7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태국 군부는 쿠데타를 비판한 전 정부 각료를 체포해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한때 ‘어메이징 타일랜드(Amazing Thailand), 오뚜기 경제, 테플론’ 등의 찬사를 받았던 태국 경제는 쿠데타 후폭풍으로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아시아의 환자(Sick Man)’란 꼬리표를 달 정도로 휘청이고 있다.

▶이집트, 대선 투표율 37%의 역풍=2011년 ‘아랍의 봄’을 거쳐 이집트 첫 민선 대통령에 오른 무함마드 무르시를 지난해 쿠데타로 축출한 이집트 군부는 37%에 그친 대선 투표율 때문에 정통성에 비상이 걸렸다.

AFP 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하루 연장돼 26일부터 28일까지 총 3일 간 치러지게 된다고 이집트 국영 MENA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이집트 대통령선거관리위원회(PEC)는 “한낮의 혹서 때문에 유권자들이 밤에 몰린다”면서 “최대한 많은 수의 유권자에게 투표권 행사 기회를 주기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군부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전 국방장관 후보의 낙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투표율은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하기 위한 무대로 여겨졌다. 최근 3년 간 2명의 대통령이 쫓겨날 만큼 불안 정국의 상황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투표가 마감된 27일 오후 10시 투표율은 37%에 머물렀다고 압델 아지즈 살만 PEC 위원장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대선 투표율 52%보다 15%포인트 떨어진 결과다.

당초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과 이집트 최대 규모 시민단체 ‘4월6일 청년운동’ 등이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보이콧을 선언해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PEC는 투표기간을 27일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 한 시간 연장하고, 유권자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 “투표에 불참하면 500이집트파운드(약 7만원)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국, 오뚜기 경제에서 아시아의 환자로 전락=왕실 승인으로 쿠데타에 성공한 태국 군부는 국민적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견제 세력에 대한 사전 ‘싹 자르기’에 나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태국 군부는 야간통행 금지 시간을 오후 10시~오전 5시에서 오후 12시~오전 4시까지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군부의 통금 조치로 태국 내 외국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물론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업까지 타격을 입게됐다는 반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올 3월 중순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 정정 불안에 따른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군부의 ‘경제 살리기’ 카드는 이뿐만 아니다.

태국 경제가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로 주저앉으며 ‘아시아의 환자’(Sick Man of Asia)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서다. 특히 지난 수년 간 꺼져있던 경제 성장 엔진 때문에 우려를 샀던 필리핀이 올해 5% 성장이 전망되면서 ‘환자’ 꼬리표를 태국에 물려줄 것이란 지적이 계속된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아시아경제연구소 공동책임자는 “베트남과 필리핀 같은 국가들이 태국 경제를 바짝 뒤쫓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정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태국 경제는 이들에 추월당할 ”이라고 지적”했다.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태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상공회의소(JCC)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등 일본 업계와 만남을 가진 프라윳 총장은 3500억바트(약 11조원) 규모의 종합 물관리사업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의 쌀 수매 사업에 참여했다가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농민 약 8만명에 대해 550억바트(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군부는 반대 세력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다.

군부는 27일 차뚜론 차이생 전 교육부 장관을 체포해 구금했다. 그는 이날 방콕 시내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쿠데타 의도는 권력 장기 장악이며 대규모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