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고 계산도 하는 ‘셀프주유소’가 거침없이 늘고 있다. 외환위기 때도 손에 기름이 묻을까봐 기피했던 셀프주유소가 계속된 고유가와 경기 불황의 여파로 되살아난 것이다.
29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셀프주유소는 1583곳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전체 영업주유소 1만2621곳 중 셀프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율도 12.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셀프주유소는 1992년 처음 도입돼 1998년 한때 SK 셀프주유소만도 100곳까지 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에서 내려서 기름 묻은 주유기를 만지는 일을 번거롭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지난해부터 극심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기름을 싸게 넣을 수 있는 셀프주유소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
28일 기준 서울시내 휘발유 리터당 판매가는 셀프 주유소가 1855원으로 일반 주유소의 1976원에 비해 121원 싸다. 5만원어치를 주유하면 일반 주유소보다 3300원을 아낄 수 있다. 몇년 새 급증한 알뜰주유소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에 경기불황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외환위기 때보다도 가격에 민감해한다”고 전했다.
주유소 운영자 입장에서도 비싼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판매가를 낮춰야 한다는 절박함이 셀프주유소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에 주유소 매매마진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주유소 한곳 당 영업이익 평균은 3800여만원에 불과했다. 지난 3월 한달 간 폐업한 주유소 수는 20곳, 휴업 중인 곳은 408곳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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