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15.7%… 2007년 ‘펀드 붐’땐 39.3% 지루한 ‘박스피’에 증시 매력 떨어져 주식형펀드 자금 부동산ㆍ특별자산펀드로 유입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10년전 ‘펀드 붐’의 주역이던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국내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 당시의 반토막에도 못 미친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펀드 설정액 469조3117억원 중 주식형 자금은 73조6891억원으로 15.7%에 그쳤다.

이는 2005년(12.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활력을 찾지 못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자금이탈은 주식시장이 그만큼 매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코스피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일정 지수대에서만 맴도는 이른바 ‘박스피’에서 지루한 장을 이어왔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데다 10년 이상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파생상품 시장마저 급랭하면서 비롯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펀드 자금 중 주식형에 투자하는 자금 비중은 2005년 말 12.8%에서 2006년 말 19.8%로 늘었다가 ‘펀드 붐’이 일었던 2007년 말 39.3%로 정점을 찍었다.

미래에셋 ‘박현주 펀드’가 큰 인기를 끌며 주식형펀드로 막대한 자금이 몰리던 시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식형 펀드 자금은 2006년 말 46조원 수준에서 2007년 말 116조원으로 급증했다. 2008년 말에는 140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주식형펀드의 비중은 2008년 말(39.0%), 2009년 말(38.0%) 연속 내려가 2012년 말(29.8%) 3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2013년 말(25.5%), 2014년 말(21.0%), 2015년 말(19.3%) 연속 급격한 비중축소가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15.7%까지 곤두박질 쳤다.

펀드투자자들이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을 이어가자 1900선 아래에서는 사고 2100선을 넘으면 환매 물량을 쏟아낸 것도 한몫했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신통치 못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국내주식형 펀드의 3년 수익률은 3.50%, 5년 수익률은 6.28%에 그쳤다.

국내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3년 9.03%, 5년 16.83%이었다. 반면, 해외주식형은 3년 9.48%, 5년 20.96% 등으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압도했다.

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더 나은 수익률을 좇아 부동산과 특별자산펀드로 빠르게 이동했다.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06년 말 4조979억원에서 지난해 말 45조6912억원으로 11.1배 늘었다. 같은 기간 특별자산 펀드 설정액은 3조9345억원에서 48조7197억원으로 12.4배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