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정부는 올해부터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현미경 심사를 벌인다. 가계부채의 사각지대로 자리잡던 자영업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먹구구로 이뤄지던 자영업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동시에 폐업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재활을 돕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시에 명확한 통계 조차 없던 자영업자들의 대출 데이터베이스(DB)를 정비키로 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자영업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건 자영업 대출이 사실상 가계부채의 또 다른 형태이기 때문.

구조적으로 퇴직자와 실업자 등이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대다수인 탓에, 이들의 대출은 가계부채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영업의 가족 기업화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지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대비 2.4% 증가해 65만개를 기록했다. 국민 78명당 음식점 1개꼴이다.

특히 전체 음식점의 87.4%는 직원 수가 5명 미만이었다. 이들은 부부와 아르바이트 생등으로 구성된 점포들로 추산된다.

이들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대출의 형태또한 다양하다. 자영업자 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대출, 신용대출 등 여러 분야에 산재해 있어 정확한 대출 규모 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464조5,000억원(141만명)에 달한다. 이 중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받은 대출 규모는 300조5000억원, 생계자금 마련 등을 위해 받은 가계대출만도 164조원이다.

특히 자영업자 상당수는 다중채무자인 만큼 자영업자대출 부실이 다른 대출의 부실이 전이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 주택 구매 자금에서는 DTIㆍLTV 규제를 적용받지만, 주택을 담보로 한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LTV 70%이 넘는 고위험대출 비중이 높은 점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앞두고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등 대출의 질 또한 나빠지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저축은행(23%)과 상호금융(59%)의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시중은행(12%)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67.2%(2조2,848억원)가 담보인정비율(LTV) 70%를 넘는 ‘고위험 대출’이었다.

이런 이유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들과의 송년간담회에서도 “가계부채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문제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세부적인 리스크 요인을 진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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