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4.95조원 전체 영업이익 절반 도맡아 - 반도체 역량 강화 빛발해 영업이익률 33% - 1분기 반도체 5조원대 영업이익 관측 - 年매출 5년연속 200조원 돌파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전자가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3년만에 사상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받은 성적표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3년동안 부품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 투자한 노력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33%로 전체 영업이익률 17%를 두배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4분기 연결기준 확정실적으로 매출 53조3300억원,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9조 원을 넘긴 것은 2013년 3분기(10조1600억 원) 이후 13개 분기 만이다. 이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3년 3분기와 같은해 2분기(9조5300억원)에 이어 3번째 달하는 규모다. 전분기(5조2000억 원)보다는 77.3%, 전년 동기(6조1400억 원)보다는 50.16% 급증했다.

2016년 연간기준으로 매출 201조 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200조6500억원에 비해 0.60%, 영업이익은 전년의 26억 4100억원과 비교해 10.70%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5년 연속으로 매출 200조원대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3년(36조7900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은 규모다. 시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반도체와 갤럭시S8을 앞세워 40~5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빛 발한 부품사업 역량 강화… 반도체 영업이익률 33% = 삼성전자 실적을 ‘V’자로 반등시킨 견인차는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은 작년 4분기에 4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2015년 3분기 3조6600억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선 수치다.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53.67%를 도맡으며 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합친 DS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도 6조 29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DS부문이 지난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를 한 분기만에 다 벌어들인 셈이다.

반도체 실적은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가 ‘쌍끌이’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 등 생산과 판매가 증가하자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였다. D램은 1년 반동안 가격이 떨어지다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반등한 뒤 단가가 빠르게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지난 2개월 사이 39% 가량 오르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도 지난해 5월부터 12월 말까지 35% 상승했다.

시장 상황에 맞물려 삼성전자가 지난 2~3년동안 반도체 사업 역량에 투자한 것이 부품기술 경쟁력으로 가시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D램, 64단 V-낸드의 공정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시스템 LSI도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하는데 공들였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이 33%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반도체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해 3분기(3조3700억원)부터 급증한 영업이익은

올 1분기 다시 한번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정보처리 기술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반도체 사업기회가 커진 가운데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 15조원을 투자한 평택 공장에서 2분기내 낸드를 추가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2012년 3분기 이후 최대실적 = 디스플레이 부문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3400억원을 벌었다. 이는 2012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사상최대치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중국업체들이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을 대거 적용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의 98%를 장악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디스플레이 부문은 OLED 패널은 고부가 플렉서블 제품의 외부 거래선 공급을 확대하고, LCD는 수익성 개선에 노력할 방침이다.

깜짝실적을 올린데에는 환율효과도 한몫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되는만큼 환율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부품 수출 등에서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원 오르면 분기 이익이 최대 8000억원 가량 증가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비로 25조5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가 13조2000억원으로, 메모리와 시스템LSI의 비중은 약 8대2였다. 디스플레이 투자액은 9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