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징계 철회” 요구하며 교수·교직원 20명 회의실 갇혀 학교측은 본관진입 기습 시도 학생들과 물리적 충돌 빚기도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가 107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태는 점차 격화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수와 교직원들은 회의실에 감금됐고, 학교는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학생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본부점거본부’ 소속 학생 30여명은 지난 23일 오후 3시께 서울대 학장단 회의인 ‘학사위원회’ 회의장에 항의 방문했다. 회의가 열리는 행정대학원 회의실에 찾아간 학생들은 본관 점거를 주도한 학생 29명에 대한 징계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이 회의 파행을 이유로 자리를 떠났고, 학생들은 “회의를 다시 열어 징계안 철회를 의결하라”며 맞섰다. 학생들이 회의실 앞을 가로막으면서 교수와 교직원 20여명은 그대로 갇혔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학사위원 43명 중 대다수가 회의장을 나가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학사위원을 재소집해 회의를 재개하거나 성낙인 총장이 직접 나서 징계 철회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지난 11일 비상학사위원회를 열고 점거 학생들에 대한 출교 수준의 징계안을 의결하고 지난 13일 각 단과대에 보낸 공문을 통해 본관 점거에 참여한 학생 29명에 대해 평소 학교생활을 평가한 ‘품행 조서’를 요구하는 등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학생들은 24일까지 ‘학생 징계 중단 촉구 연서명’을 진행하는 등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학생들이 행정관 회의실에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동안 점거가 진행 중이던 본관에서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교직원과 청원경찰 20여명을 동원해 학사위원회가 진행되던 오후 5시 30분께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당시 본관 점거를 하던 학생들 대부분이 항의 방문으로 자리를 비우고 본관 안에는 10여명의 학생만 남아있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과의 몸싸움 끝에 본관에 진입해 출입문을 봉쇄했다. 소식을 접한 학생회는 본관에 재진입을 시도했고, 30여분 동안 학생과 학교 측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결국, 충돌이 격화될 것을 우려한 학교 측이 철수했고, 상황은 일단락됐다.

점거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학교 측이 기습적인 본부 침탈을 시도하는 등, 대화보다는 물리력으로 학생들을 누르려 했다”며 “학교 측의 재진입이 우려돼 본관 출입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쌓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 측은 “지난 23일 본관에 들어갔던 직원들은 겨울철 난방 등 본관 시설 점검을 위해 찾아갔던 것”이라며 “본관 점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학사위원회에 대해서도 “정시 모집 결과 등 예정됐던 안건은 모두 의결하고 회의는 무사히 마쳤다”고 해명했다.

서울대 본관 점거 사태가 100일을 넘겼지만, 상황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이 시흥캠퍼스 추진 사업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최근에는 물리적 충돌까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학생 측이 충돌 과정에서 청원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서울 관악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대 재학생들이 청원경찰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맞다”며 “당시 상황이 복잡해 피의자를 특정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유오상 기자/os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