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보수진영이 인물난을 겪고 있다. ‘보수 적통’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중도 진보’ 남경필 경기지사가 버티고 있지만 야권의 두터운 선수층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무주공산’이 된 보수진영 대표선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홍준표 경남지사,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선 황 권한대행의 발탁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선 행보 없이도 10% 초반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보수진영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하며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개신교계의 지지층도 두텁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부역자’라는 점이다.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국가 운영을 방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을 버리고 대선에 ‘올인’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지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준표 카드’도 나온다.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사설 정보지를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 출마설이 나돈 게 배경이다. 홍 지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선 ‘출마는 자유’라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지사는 지난해 초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홍 지사는 “트럼프 현상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의 트럼프’를 자처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당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지내면서 당내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경선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독불장군’ 리더십으로 적을 많이 뒀지만, 선명한 보수색을 띠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보수진영의 ‘이재명’(성남시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재등판’도 가능하다.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다. 유 의원과 남 지사의 지지율이 계속 한자릿수에 머물고, 자신의 지지자들이 결집할 경우 불출마 선언을 ‘번복’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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