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중후장대 산업들이 잇따라 ‘친환경’을 내세우며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각종 환경 규제를 오히려 산업 기회로 뒤바꿔 선제적으로 대응하므로써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 기업들의 모토는 ‘위기를 기회로’다.

친환경 분야 기업 가운데 선두주자는 두산이다.

㈜두산의 대표적 친환경 산업은 연료전지 사업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열과 물을 얻을 수 있다. 연료전지 사업은 전기 생산에 필요한 원자력 발전 또는 화력 발전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대표적 친환경 사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취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내 전략 사업으로 밀고 있는 것도 연료전지 사업이다. 지난해 ㈜두산은 남동발전 4, 5차 등 국내 발전사가 발주한 프로젝트에서 연료전지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두산은 지난해에 6000억원에 가까운 수주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공해 사업인 발전소 건설에서도 두산은 친환경 틈새를 노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을 가스로 변환해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고온ㆍ고압 하에서 석탄을 산소, 수증기와 반응시켜 합성가스(CO+H2)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로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복합발전시스템이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오염 물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충남 태안에 IGCC를 건설중이고 오는 6월 발전 개시를 앞두고 있다.

조선업계도 친환경에서 수주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8일부터 발효되는 ‘선박평형수 협약(BWM, Ballast Water Management)’은 조선산업의 또다른 먹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평형수는 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넣는 바닷물이다. 그동안은 평형수를 바다에 버리고 채워넣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오는 9월부터는 평형수를 바다에 버릴 때 평형수 처리가 의무화된다.

조선업계는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의무화 규정으로 중고 선박의 교체수요에 따른 신규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기존 선박에 평형수 처리 장치를 장착키 위해선 척당 400만달러 가량이 소요되는데, 선령 등을 고려하면 신규로 배를 건조하는 것이 경제적이란 판단이 다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조선사들도 평형수 협약에 적극 대응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하이밸러스트(HiBallast)’와 ‘에코밸러스트(EcoBallast)‘를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두 가지 방식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자체 기술로 개발한 평형수처리시스템인 ‘PURIMA(퓨리마)’를 선보인 바 있다. 퓨리마는 2011년 7월에 국제해사기구(IMO) 최종승인(Final approval)과, 2011년 10월에는 정부 형식승인(Type approval)을 획득했다.올 3분기 중에는 미국해안경비대(USCG)의 형식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산화물 배출 상한 규제 역시 조선사들이 발주 증가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이 규제는 선박의 연료를 바꾸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선박의 연료는 통상 벙커C유가 사용되는데, 이 때 나오는 배기가스(황산화물)가 공기 오염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선박용 경유(MGO) 등 대체 연료 사용이 의무화 되는 것이다.

조선업계는 MGO의 경우 가격이 2배 가량이나 비싸고,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설치하려면 500만달러 가량이 소요되며, LNG의 경우 설치비용이 1000만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교체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황산화물 배출 규제는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조선에 대한 이중선체 규정이 발효됐을 때 5000척에 이르는 교체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한번에 쏟아져 나왔던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