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안으로는 탄핵정국의 혼돈과 밖으로는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 등의 불확실성으로 우리경제가 험난한 여정을 헤쳐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빠르면 7월께 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추경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연초 예산 조기집행 등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대책을 추진한 다음 대내외 여건과 경제상황의 변화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연초에 나오고 있는 일자리나 투자ㆍ소비 등의 지표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추경 편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는 최근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내내외 수요부진에 따라 확장적 재정정책이 예상된다며 이르면 7월 국내총생산(GDP)의 1.4%인 20조원 규모의 추경편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해 성장률에 3분의1 이상을 기여했던 주택건설 투자가 올들어 줄어드는 가운데 수출단가의 회복이 올해 성장률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출 부문에도 불확실성 요인이 많고,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 상반기 점진적으로 둔화돼 연말이나 내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심리 저하에 따른 신규수주 감소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면서 경기위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출 부문을 보면 반도체의 경우 공급대비 초과수요로 수출이 반등하겠지만 내수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은 재고 누적에 신중할 가능성이 많다고 바클레이즈는 분석했다. 삼성의 3월초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은 1분기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산업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과 중국 및 남미 등 신흥국의 수요 감소,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등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업은 유가상승이 긍정적 요인이지만 중국과의 경쟁심화로 대외수요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바클레이즈는 공급측 물가상승 요인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내외 수요부진에 따라 20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 편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보고, 가계부채 증가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경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한마디로 유보적인 상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일 큰 불확실성이 미국이지만 그 외에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추가되는 것 있나 잘 살펴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기가 나쁘다고 무조건 추경을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신호가 안좋다면 해야 한다”며 “지표와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의 파장이나 북한 미사일 발사와 같은) 불확실성이 추가되는 것이 있나 잘 살펴보고 단순한 지표 이상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필요하면 추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재정법에는 정부의 추경 남발을 막기 위해 추경 편성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특히 추경 편성시점이 대통령 탄핵 확정시 조기대선과 맞물려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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