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기압으로 편안한 장거리 여행 가능 대형 LCD 모니터를 통한 여행 재미 두배 이달중순 김포~제주노선 첫 취항
‘꿈의 항공기’라는 뜻의 드림라이너(Dreamliner)로 불리는 보잉 787-9 항공기를 언론 사전 공개 행사장에서 직접 만났다.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격납고 앞에 위치한 길이 62.8m, 높이 17m의 보잉 787-9 항공기는 한국에서의 처녀비행을 앞두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끝에서 살짝 올라간 날개는 봄처녀의 손길처럼 부드러웠고, 지그재그 물결 모양으로 덮힌 엔진은 금방이라도 봄 아지랑이를 뿜어낼 것만 같았다. 봄나들이 가듯 가뿐하게 보잉 787-9 속으로 몸을 옮겼다.
처음으로 돌아본 곳은 탑승객이 가장 많은 이코노미석. 총 269석 중에 245석을 차지하고 있다.
커튼을 뒤로하고 이코노미석에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공간이 들어왔다. 높아진 천정, 넓어진 창문이 객실의 시각적인 쾌적함을 더했다.
좌석에 앉아 본격적인 탐색에 들어갔다. 간이 테이블이 잘 열리는지, 팔걸이는 편한지 두루두루 살펴본 뒤에 좌석을 뒤로 젖혀 보았다. 슬라이딩 좌석쿠션이 적용된 까닭인지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좌석은 118도까지 넘어간다고 했다. 좌석간 간격은 86cm로 기존 비행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까닭에 앞 좌석과의 간격이 기존 비행기보다 넓게 느껴졌다. 좌석 넓이도 46cm로 이전보다 넓어졌다.
키 180cm에 몸무게 77kg인 기자가 누웠는데도 무릎과 앞 좌석과의 거리는 주먹 한 개 반 정도 공간이 확보됐다. 눈을 감고 촉각을 세워봤는데, 불편함보다는 편안함에 더 크게 밀려왔다.
곧이어 창가 좌석으로 옮겼다. 어깨가 한 쪽 면에 닿아 답답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넓어진 창문이 이를 어느정도 보완하는 듯했다. 특히 드림라인의 경우 창문이 다른 비행기보다 1.5배 정도 넓어져 폐쇄된 느낌을 줄여줬다. 창가 자리의 경우 창문 덮게 대신 버튼 조작으로 창문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투명도에 따라 달라지는 창문 밖의 세상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자리이다.
이코노미석에는 10.6인치의 LCD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다. 상하로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시선을 맞추기는 약간의 불편함도 있었으나, 넓어진 화면를 통해 관람할 수 있는 각종 영화와 게임은 비행을 더욱 재미있게 해줄 것 같았다.
보잉 787-9 항공기의 숨겨진 특징은 이어폰 잭이 스크린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비행기는 좌석에 자리하고 있어 장거리 여행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앞에 붙어 있어 개인 이용의 편리함을 더했다. 다만 옆 좌석에 위치한 사람이 이동할 때에는 이어폰을 빼야 하는 불편함은 어느정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보잉 787-9 항공기는 눈에 보이는 쾌적함뿐 아니라 보이지 않게 쾌적함을 더하는 부분도 많다.
먼저 객실의 쾌적함은 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보잉 787-9 항공기의 경우 기내 기압을 6000ft 수준으로 낮춰 장거리 여행에 따른 승객의 피로감을 감소시켰다. 기존 항공기가 백두산 정상 높이의 기압(8000ft)이라면, 보잉 787-9 항공기는 지리산 정상보다 낮은 수준의 기압이다. 이렇게 기내 기압을 높여 줌으로써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감소시켰다. 또 기존에 11% 수준이던 습도도 15~16%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쾌적함이 배가됐다고 한다.
비행의 쾌적함을 따지는데 있어서는 시각적인 측면뿐 아니라 청각, 후각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친다.
보잉 787-9 항공기의 경우 청각적인 면에서 특수한 엔진 덮개 기술이 적용되면서 이착륙시 발생하는 소음이 다른 기종에 비해 60% 이상 줄였다고 한다. 후각적인 부분도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 최첨한 친환경 엔진 사용으로 불완전 연소로 가끔식 발생하는 냄새를 감소시켰다고 한다.
이코노미석 앞에 위치한 프레스티지 좌석은 독립된 개별 공간은 물론 180도로 뉘여지는 좌석으로 편리함과 안락함을 모두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프레스티지석의 좌석간 간격은 190cm이며, 너비는 53cm이다. 너비가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키 180cm 성인이 누워도 불편함 없이 발을 뻗을 수 있다. 또 좌석을 약간 엇갈리게 배치해 출입도 자유롭게 했다. 통상 프레스티지석의 경우 이코노미석보다 항공료가 2.5~3배 가량 비싸지만, 대형 모니터를 앞에 두고 180도로 누워서 비행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 가치를 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잉 787-9 항공기의 경우 6석의 슬리퍼석을 두고 있다. 좌석의 길이와 넓이는 프레스티지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독립된 개별 공간이 보장하고 23인치 대형 모니터를 앞에 두고 있어 호텔의 안락함까지도 누릴 수 있다. 아쉽게도 이날 보잉 787-9 항공기의 쾌적함과 편리함, 그리고 재미를 모두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3월 중순께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조만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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