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업계,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철회 요구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전국 3000여개 주유소가 오는 12일 하루동안 전면 휴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국주유소협회(회장 김문식)는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철회와 주유소 생존권 보장을 위한 업계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국 주유소 사업자가 참여하는 동맹휴업을 단행할 방침”이라며 “협회의 조사 결과, 동맹휴업 동참의사를 밝힌 전국의 주유소는 총 3029개”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유소업계는 연간 약 23조원의 국세 징수를 대행하는 국정협력자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카드수수료를 추가 부담하면서도 묵묵히 참아왔다”며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주유소업계를 핍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유소 업계가 이처럼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7월부터 시행되는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때문.
주유소 거래상황기록부는 석유상품을 사들이고 파는 과정이 기록된 일종의 장부다. 현재는 각 주유소에서 월 단위로 주유소협회에 보고하고 있다. 정부는 ‘가짜석유 유통 근절’을 이유로 이 기록부의 보고 주기를 주간 단위로 바꾼 뒤, 이를 한국석유관리원에 보고하도록 변경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정부가 대형마트, 농협, 삼성토탈 등 대기업과 공기업을 앞세운 시장개입 정책으로 주유소업계를 몰아세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한국석유관리원이라는 관피아를 앞세워 시장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정부의 과도한 가격경쟁 촉진 정책으로 일선 주유소의 매출이익이 1%대 아래로 급감한 상황에서, 주간보고마저 시행되면 인력이 부족한 전국의 영세 주유소는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협회는 아울러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와 같은 업계의 요구는 외면한 채, 대형마트와 농협 등 대기업의 주유소 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등 가격경쟁만 부추기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특히 알뜰주유소에 특혜를 주는 등 형평성 없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문제”라며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사업에도 날을 세웠다.
김문식 주유소협회장은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변경에 대해 알지 못하는 주유소가 44.5%에 달한다”며 “정부의 계획대로 오는 7월부터 주간보고가 시행되면 전국의 주유소는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태료 폭탄마저 맞게 될 것. 일선 주유소가 변경된 제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시행을 2년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마저도 묵살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유소 업계는 향후 정부의 동향에 따라 2차 동맹휴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주유소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안에 따라 당초 지난 2일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연기하고, 오는 7월 실시 예정인 주간보고를 2년간 미뤄 줄 것을 건의했으나 산업부의 ‘수용 불가’ 방침이 전해지면서 동맹휴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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