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10시반까지 발부ㆍ기각 결정해야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하루 앞두고 법원은 수사기록 검토에 주력하고 있다. 영장 판사가 사흘 간 검토해야 할 수사 기록이 12만여 쪽에 달하는만큼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실질 심사를 심리하는 강부영(43)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구속 영장이 청구된 27일 오후부터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전현직 법원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영장전담판사는 영장 심사 전까지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기록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판사는 기록을 먼저 보고 들어와 피의자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다. 주로 혐의를 인정하는지, 범행의 경위와 동기가 무엇인지, 일정한 주거나 직업이 있는지를 집중 추궁한다. 이를 토대로 피의자를 구속시킬 충분한 사유가 있는지 저울질한다.
13가지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검토할 기록 양이 방대하다. 이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강 판사가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청구서는 92쪽, 법원에 제출된 사건 기록은 12만 쪽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심문 전 사흘 동안 강 판사가 하루에 4만 쪽 이상을 숙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12만 쪽은 드물게 많은 편”이라며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 사건과 피고인이 20명인 동양그룹 사건에도 수사와 재판 기록을 합쳐 200권(약 12만쪽)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영장 심사가 시작된 뒤에도 강 판사가 분초를 다투며 심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13가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쟁점이 많아 영장 심사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번째 영장 실질 심사는 심리에만 7시간 30분이 걸렸다. 이 부회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뇌물죄 외에도 블랙리스트 등 13가지 혐의를 받는 만큼 영장 심사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영장 실질 심사가 길어지더라도 강 판사는 다음날인 31일 오전 10시 반까지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서는 피의자를 영장심사를 위해 24시간 동안만 구인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영장 심사 과정에서 검찰이나 변호인이 무더기 추가 자료를 제출한다면 강 판사는 이 자료 또한 검토해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7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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