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일각 “공범들 구속, 인멸 가능성↓” -범죄내용 중대하다는데 대부분 공감 -“구속된 이재용과 형평성 무시못할 것” [헤럴드경제=김현일ㆍ이유정ㆍ홍담영 기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선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20일 만이다.
당초 불출석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출석 의사를 밝히며 방어권 행사에 적극 나섰다. 증거인멸 가능성과 범죄의 중대성 등을 놓고 검찰과 또 한번 일전을 치를 전망이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박 전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선 증거인멸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특수본과 특검을 거치며 다수의 증거가 이미 수집됐고, 말 맞출 사람들도 대부분 구속된 만큼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도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러한 논리를 펼칠 것으로 법조인들은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청와대 압수수색도 제대로 안 돼 증거인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물적 증거를 없애는 것만 아니라 유력한 증인의 소재를 숨기는 등 여러 증거인멸 방법이 존재한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공범이 구속됐더라도 본인 스스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범죄의 중대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을 표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워낙 범죄내용이 중대하고 혐의 금액도 상당히 커 구속영장 청구의 가장 큰 명분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박 전 대통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될 경우 실형이 선고될 범죄”라며 역시 중대성에 같은 인식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개에 달하는 점도 영장발부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서울의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뇌물죄 하나면 예측이 쉽지 않은데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가 여러 개여서 어느 하나만 구속요건을 충족해도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형평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혐의 사실과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균형성 차원에서 이 부회장 구속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여부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뇌물을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을 더 엄하게 처벌하는 경우가 많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있다. 이찬희 회장은 “뇌물수수자는 청렴의무 위반까지 포함돼 죄질이 더 안 좋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 로스쿨 교수는 “(박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를 하는) 판사는 독자적으로 판단한다. 앞서 이 부회장을 구속한 판사의 판단을 참고할 뿐 거기에 구속되거나 반드시 일치된 결론을 내야 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번에 검찰이 제출한 자료들과 박 전 대통령의 심사 당일 진술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나온 ‘전직 대통령이란 신분을 고려해 불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법조인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현 협회장은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국가원수가 청렴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직 대통령 신분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적으로 고려할 요소가 전혀 아니지만 신분 자체가 워낙 특수해 여론 등을 살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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