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해당국 투자 차단 연방정부 계약자격 박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통화 저평가 의심국가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이 아닌 다른 형태의 불이익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상대국의 반발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 정책 담당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통화 가치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되는 국가에 전통적인 대응책과 다른 형태로 불이익 제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율조작국이라는 정면대응방식 보다 각종 연방정부 계약에서 해당 국가를 제외하거나 해당 국가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막는 우회적 압박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환율전쟁 촉발과 이에 따른 주변국가와의 불편한 관계 조성이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지만 취임한지 두달이 넘도록 중국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상대국의 보복행위도 트럼프 대통령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는 이코노미스트 분석도 있다.
이로 인해 4월 15일께 발표되는 환율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가 중국에 실제로 환율조작국이란 불명예 꼬리표를 달 것으로 보는 의견은 거의 없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역시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고안한 방안이 무역 집행 및 촉진법(Trade Enforcement and Trade Facilitation Act)이다. 이 법은 대통령에게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국가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국가에 대해 연방 정부의 상품 및 서비스 계약 기회를 차단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또 이들 국가에 투자하려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한해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를 막을 수 있다. 얼굴을 붉히지 않고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코넬 대학의 에스워 프라사드 무역학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 정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을 차단해 상품 판매와 투자 기회를 가로막는 한편 미국 기업들의 유통 질서를 파괴시킬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커다란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이고,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이면서,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한 방향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반복적으로 단행하는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다음달 발표될 보고서에서 중국과 한국, 대만 등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돼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 등 5개국과 함께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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