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삼굴(狡兎三窟)”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영리한 토끼는 은신처로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라는 뜻이다. 살면서 일어날 일을 미리 안다면 좋겠지만 사실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을 예상하고 대비할 경우 어려움을 쉽게 헤쳐나갈 수 있다. 경제활동에서도 영리한 토끼처럼 미래상황에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는다면 성공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최근 이차전지의 핵심 재료인 코발트 가격이 톤당 6만달러를 넘어섰다. 전기차 수요 때문인데 작년에 비해 세배가량 오른 수준이다. 이차전지의 주된 생산자인 우리 기업들은 코발트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급작스런 코발트 가격 상승 소식은 침체되어 왔던 세계 자원시장에서 자원가격 급등이라는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조바심마저 들게 한다. 광물자원의 해외의존도가 94%나 되는 우리나라는 자원시장의 급변성으로 인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원시장이 어려울 때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여야만 한다.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여야 영리한 토끼처럼 자원시장에서의 파고를 잘 넘길 수 있을까.
자원시장의 급변성에 대한 준비는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길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광물을 미리 사서 비축을 하거나 장기 공급계약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비축이나 장기 공급계약은 구매를 통한 확보라는 점에서 상대국과의 정치, 경제여건에 따라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 그래서 직접 자원개발을 하거나 지분투자를 통해 공급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많은 자금이 투자되므로 리스크도 크다. 대규모 자금동원이 가능한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해 오고 있지만 자원시장의 침체기에는 철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자원가격 하락기를 굳건히 견뎌내서 성공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자원가격 하락으로 발생한 막대한 손실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호황기에 비싼 가격으로 자원시장에 진입했다가 침체기에 손실을 보고 철수하는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다.
일본의 2015년말 기준의 자원개발률 추정치는 56.7%로 우리의 30.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미쯔비시, 미쯔이, 스미토모 등 일본의 대기업들이 자원가격의 등락과 관계없이 수십년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여 자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시적인 대규모 손실을 보더라도 투자가 계속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일본의 자원개발률은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코발트 가격 급등은 결국 수급불안으로 이어진다. 제조업에서는 안정적인 자원확보가 바로 경쟁력이다. 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아프리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과 멕시코의 볼레오 동광산은 그간 개발이 지연되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정상생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부산물로 코발트도 생산하고 있다. 두 곳의 생산량은 우리기업의 1년 수요량인 1만톤의 절반인 5천톤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코발트 수급에 숨통을 틔어 줄 것으로 보인다.
해외자원개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투자리스크도 크다. 자원가격의 등락과 관계없이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자원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야말로 비축과 장기공급계약과 함께 자원시장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방안이 아닐까.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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