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비호·조력자로 주목 진실규명 못하고 의혹만 불어나 검찰, 조사 끝나면 영장청구 검토
우병우(50ㆍ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9시54분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은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대통령님 (구속과) 관련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수사 외압과 공무원 인사개입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모든 것은 오늘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으며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우 전 수석은 최근 5개월 사이 수사기관에 세 차례 불려 나왔다. 지난해 11월 개인 비위 의혹으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됐던 그는 올 2월 최순실(61ㆍ구속기소) 씨의 국정농단에 연루된 피의자로 전락해 박영수(65ㆍ10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 출석 당시 우 전 수석은 “최 씨를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날도 우 전 수석은 취재진이 ‘최 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인가’라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최 씨의 비위 의혹을 전혀 보고 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작년 8월 처음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가족회사 ‘정강’ 자금 유용 의혹과 의경 복무 중인 아들의 보직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대상이 됐다.
현직 민정수석이라는 신분을 방패삼아 검찰의 조사를 피해갔던 우 전 수석은 청와대에서 나온 직후인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의 첫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특별수사팀은 ‘황제조사’ 논란만 불러온 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4개월 만에 해체됐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사법처리는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정황이 연일 드러나면서 우 전 수석을 둘러싼 의혹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개인 비위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우 전 수석은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 최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비호한 ‘조력자’로 지목됐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박근혜 정부 내내 민정수석으로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며 국정을 농단했다고 판단했다. 2014년 5월 청와대에 입성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교체될 때까지 사정ㆍ감찰ㆍ인사검증 권한을 가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에 우 전 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부처를 가리지 않고 정책과 인사에 불법으로 관여했다고 특검은 결론내렸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관련 진상을 은폐(직무유기)하고,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활동을 방해(직권남용)한 혐의도 적용했다.
우 전 수석은 구속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법원이 영장청구를 기각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모면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법꾸라지’로 불리는 우 전 수석 소환을 앞두고 한 달여에 걸쳐 50여명의 참고인을 조사하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이 2014년 광주지검의 세월호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 책임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는 등 진술 확보에 주력했다. 앞서 박 특검도 “정강 비리나 세월호 수사외압은 솔직히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한 바 있다.
여기에 검찰이 특검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의혹을 추가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 전 수석 혐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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