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계획 없지만 젊음 남기고 싶다” -친구들과 기념 사진 찍고 축하받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비혼(非婚)족들이 늘면서 혼자 웨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혼을 하진 않지만 메이크업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젊고 아름다운 싱글 사진을 남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웨딩사진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모(40) 씨는 “혼자서 웨딩 촬영을 하겠다는 예약이 한 달에 한 두건씩은 꾸준히 들어온다”며 “결혼 계획이 없는 여성이 한 살이라도 어리고 예쁠 때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고 했다.
김 씨는 “남자친구 대신 비혼을 선택한 친한 친구들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거나 키우는 개, 고양이와 같은 반려 동물과 같이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싱글 웨딩 촬영에 드는 비용은 50~1000만원 선이다. 일부는 홀로 제주도 같은 여행지를 찾아 웨딩 촬영을 하기도 한다.
비혼 문화의 정착을 돕는 단체도 생겨났다. 여성주의단체 ‘언니네트워크’는 2002년부터 비혼 여성의 경험과 목소리를 등장시켰다. 대안 가족으로 비혼 공동체 실험을 소개했다. 이들은 비혼식을 단체로 열기도 한다.
비혼식에 참석하는 여성들은 정절과 순결을 의미한 흰색 드레스에 대항한다. 스스로 완성되고 성숙한 존재라는 의미의 자주색 정장을 차려입기도 한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자유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떠들썩한 축복과 함께 비혼으로 함께 또 홀로 잘 살겠노라고 신성하게 선언한다”고 외친다.
언니네트워크는 결혼 이전의 상태를 ‘아직 결혼하지 않음’의 불안정한 기간으로 만드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거부한다. 2014년에는 비혼족을 위한 가이드북을 제작해 공공도서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가이드북에는 혼자 집을 구할 때 유의할 점, 비혼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이겨내는 법 등이 담겼다.
비혼족들은 지인들의 결혼식에 참석해서도 돌려받지 못할 축의금을 내는 대신 진심이 담긴 손 편지, 카드를 써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미 낸 축의금에 대해선 돌려받기도 한다. 비혼 선언을 한 최모(33ㆍ여) 씨는 “축의금은 결혼 비용을 품앗이하는 의미니 결혼하지 않으면 돌려받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고 친구들도 처음에는 황당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잘 이해해줬다”고 했다.
최근엔 평생 결혼하기 싫다며 ‘비혼주의자’로 살아온 76세 김애순 씨의 인터뷰 동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씨는 “남자 없어도 얼마든지 떳떳하고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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