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외교장관, 러에 시리아 지원 중단 압박 -크렘린궁 반박 “아사드 지원할 것” -방러 앞둔 틸러슨 “무고한 희생 책임 물을 것”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미국, 영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러시아의 시리아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7개국은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계속 지원하면 추가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지만,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 지원의 뜻을 재차 밝히며 미국과 다시한번 대립각을 세웠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7(미국ㆍ프랑스ㆍ영국 ㆍ독일ㆍ일본ㆍ이탈리아ㆍ캐나다) 외교장관들은 이날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에 시리아 아사드 정권 지원 철회 압박을 가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G7 회의 참석전 전쟁기념관을 찾아 “전 세계 어디에서라도 무고한 사람들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재다짐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시리아 정부의 잔학행위에 대처한 미군의 공습이 일회성 대응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11일~12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으로 러시아를 향한 사전경고성 발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9일 ABC방송에 출연해 “2013년 화학무기 협약에 가입한 시리아의 약속 불이행은 러시아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과 계속 동맹을 유지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AP통신은 “틸러슨 장관이 6개국 장관들과 함께 러시아에 ‘분명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만일 러시아가 태도 변화를 거부한다면 강한 제재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를 이번 시리아 사태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게임 체임저(game changer)’라고 지칭하면서 “자국민을 독살하는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러시아의 명성에 독(毒)을 가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전날 예정됐던 러시아 방문도 전격 취소했다. 러시아가 반인륜적인 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존슨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 양자 회동 뒤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대가로 러시아 군부 인사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틸러슨 장관이 우리의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시리아의 폭군(아사드)으로부터 멀어지고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와 공조하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도 러시아에 “아사드 정권 지원을 끝내고 서방 세력에 합류해 시리아의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동의 정치적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스크바에 대한 재제에 동참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G7의 아사드 정권 지원 중단 요구를 거절했다. 6년째 시리아 내전에 갇혀있는 아사드 정권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아사드가 사퇴해야 한다는 만트라(주문)를 반복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 언론들도 오는 11일~12일 틸러슨 장관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양국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CNN은 이날 ‘트럼프와 푸틴의 브로맨스가 깨지나’라는 기사를 통해 “시리아 사태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상 이번 사건이 트럼프와 푸틴의 친밀한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미군의 시리아 공격이 미국이 견지해온 ‘불개입’ 외교정책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는 만큼, 그동안 국제 이슈에 개입해온 러시아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NN은 또 트럼프와 푸틴이 대선 기간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라는 공동의 목표와 이익을 향해 힘을 합쳤지만, 두 사람의 공통 관심사가 깨진 상황에서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WSJ도 “틸러슨 장관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양측의 긴장이 해소되기는커녕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통상 양측 회담 이전에 관료들끼리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분위기는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 선거 간섭 문제를 비롯해 시리아 사태까지 여러 이슈에서 러시아와 대결할 것”이라며 “양국 화해를 위한 잠재적 첫 걸음을 내딛기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간 관계 개선의 희망이 희미해졌다”고 설명했다.

조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