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3년뒤 상환” 구두약속 연금 “문서로 보증하라” 요구 오늘 투자委서 최종입장 확정 -대우조선 일감 몰아주기 특혜 현대重·삼성重 반발도 변수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지원여부에 대한 마지막 검토에 들어갔다. 관건은 3년 뒤 국민연금에 돈을 먼저 갚겠다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구두’ 약속을 어떻게 해석할 지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1조5000억원 상당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지분도 변수다.
▶산은 “3년뒤 갚는다“ vs. 연금 “문서로 보증하라”=13일 저녁 이동걸 산은 회장은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나 대우조선 회사채 50%를 만기연장 해주면 3년 뒤 우선상환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우조선에이 조건부(escrow) 계좌를 만들어 상환자금을 마련하며, 이를 산은이 ‘구두’로 보증하겠다는 내용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보유자금 내에서 회사채 우선 상환을 고려할 수 있지만, 회사가 돈이 없는데 국책은행이 지급 자체를 보증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확실한 서면 보증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년 뒤 대우조선 회생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고, 국책은행 책임자들도 모두 바뀔 것이 유력한 만큼, ‘구두’ 약속은 장부상 반영하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14일 오전 최종 내부 검토를 거쳐 이날 오후에 투자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정부의 자율구조조정안은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의 회사채 50% 출자전환과, 나머지 50%에 대한 만기 3년 연장이다. 만기연장분은 금리를 1%로 낮춰 3년간 분할 상환받는 구조다. 국민연금 입장에서 대우조선이 회생할 수 있다면 만기연장이 유리하다.
하지만 회생이 불투명하다면 법정관리를 택하고 90% 손실로 처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특정 기업이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이 쓰이면 연금가입자의 이익을 위해야 하는 운용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대우에만 특혜” 국민연금 보유 현대ㆍ삼성重 주가 급락=국민연금이 보유중인 대우조선 회사채는 390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 지분 9.3%와 현대미포조선 지분 12.5%도 보유 중이다. 13일 종가로 각각 1조1662억원, 2050억원 씩 총 1조3712억원이다. 지난해 11월16일 기준으로 삼성중공업 지분 3.28%도 보유 중이다. 모두 합하면 1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와 산은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지난 달 24일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주가 반등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회사 분할로 3월30일 거래가 중단되기 전까지 현대중공업 주가는 7% 급락했다. 3월24일부터 4월13일까지 현대미포조선의 주가 낙폭은 8%가 넘는다. 시가총액으로는 1조원 넘은 돈이 증발했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두 회사 주식가치는 약 1000억원 가량이 줄었다.
3월24~4월13일 기간 삼성중공업 주가도 15% 넘게 급락했다. 정부의 대우조선 지원방안이 나온 이후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에서만 1500억원 넘는 평가손을 봤다. 현대중공업이 회사 분할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덕분에 손실폭은 제한됐다.
최근 현대상선이 발주한 10척의 배는 대우조선이 모두 수주했다. 경쟁입찰이었지만 현대상선 역시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로 산은이 최대주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뿐 아니라 정부가 발주하는 방산분야에서도 ‘대우조선 몰아주기’가 나타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홍길용·정순식 기자/ky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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