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토론회 본방사수 “개그프로 보다 웃겨” 비꼬기도 #. 직장인 3년차 이모(27) 씨는 19일 저녁 친구 10여명과 국회 인근 유명 평양냉면집에서 오랜만에 모였다. 이 씨와 일행들은 근처 선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를 이어갔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자 주섬주섬 스마트폰을 꺼냈다. 19대 대통령후보 토론회 생중계를 켰다. 후보들의 말과 표정, 몸짓을 보며 투표의 의지를 다졌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와 ‘광화문 촛불집회’를 거치며 20대들이 정치에 눈을 떴다. 야구 경기 보듯 술 한잔 나누며 대통령 후보를 점찍는다. 토론 관전평(?)을 자신의 SNS에 올려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20대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모(27ㆍ여) 씨는 “랩퍼 중에 지코라고 있다. 딱 한 마디로 이번 토론회를 정리하자면 지코가 부른 ‘말해 Yes Or No’가 생각난다”며 대선 후보들 간의 난타전을 비꼬았다.

친언니와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대선 토론회를 봤다는 직장인 유모(29ㆍ여) 씨는 “개그프로나 드라마를 봐도 재미를 못 느끼는 편인데 근 몇 년 TV를 보면서 제일 많이 웃었다”며 “질문이 특정 후보에게 몰리거나 팩트체크가 제대로 안 되는 점이 아쉬웠지만 대본없는 토론에 후보들 민낯이 드러나 좋았다”고 했다.

지난 촛불집회에 나갔던 경험에 비춰 토론회를 보기도 했다.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관전평을 생중계한 박모(29) 씨는 대선 토론에 대해 “가진게 색깔론밖에 없는 몇몇이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자고 지난 겨울 그렇게 촛불집회에 나갔나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현재 20대들의 투표참여 의사는 사상 최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10~11일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0대가 84.2%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60대 이상 84.4%에 이어 제일 높았다. 2012년 대선 투표 당시 20대 투표율은 68.5%로 60대 이상 80.9%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정치에 대해 높아진 관심만큼 2차 대선 토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문모(27ㆍ여) 씨는 “토론에서 각 후보자들은 각자의 비전을 보여주기보다 갑론을박하며 네거티브전을 펼쳤다”며 “각자의 인식이 왜 최선인지를 설명하기를 기대했었다“고 했다.

박 씨는 “지난 9년간 청년실업, 4대강, 국정농단 적폐 세력이 있는데도 10년 전 정권에서 있었던 일을 놓고 선명성 경쟁을 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봤다”며 “호감이 있었던 후보자가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고 했다.

유 씨는 “질문이 몰려도 후보자에게 꼭 불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감안해서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신 다음 토론회부터는 좀 더 심도있는 토론을 위해서 주제와 상관없이 맥이 끊기는 질문은 자제하도록 사회자가 좀 더 역량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KBS 1TV가 생중계한 대선토론 시청점유율은 43%를 기록했다. 다음 TV 대선토론은 23일 오후 8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