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앞둬 이르면 7월 이주 전셋집 품귀에 임대료는 들썩 인근 성남·위례 풍선효과 우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30대 주부 A 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재건축으로 이르면 7월 께 이주해야 하는 데 새로 살 곳을 장만하기가 막막해서다.
“전세금 받으면 2억원 정도 융통할 수 있는데 근처에 갈 수 있는 곳이라곤 거실 없는 방 2개짜리 빌라네요. 애가 초등학생이어서 멀리 가기는 힘든데 근처(성내동) 친정에라도 맡겨야 할 지 걱정이에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의 이주가 임박하면서 ‘강동발 전세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려 5930가구에 달하는 전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이주가 한꺼번에 진행될 예정이다. 주변 전셋값이 들썩이고 품귀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첫주부터 4월 첫주까지 18주 연속 하락하다 둘째주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직 둔촌주공 이주 영향이 본격화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전세난은 특히 이주비를 받지 못하는 세입자에게 가혹하다.
둔촌주공종합상가의 한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둔촌주공 주민의 70% 정도가 세입자인데, 많이 잡아야 3억원 정도 보증금이 잡혀 있고 적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내고 산다”며 “이 주변에는 그 사람들이 갈 곳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둔촌주공 길 맞은편에는 성내동 빌라촌이 있지만 가격도 많이 오르고 매물도 상당히 드물다. 지난해 이주가 시작된 고덕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주민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해서다. 올 강남권 곳곳에서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풍선효과는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강남4구 재건축 이주 수요는 1만5578가구에 이른다. 이에 서울 밖 인근의 성남, 위례 등으로 풍선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주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주가 시기적으로 몰려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제도적으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주 수요를 분배하고 관리처분인가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시가 조만간 관리처분인가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둔촌주공의 거래는 활발해지고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평소에는 많아야 60건 정도 거래가 있던 것이 지난달에는 120건으로 뛰었다”며 “2일에 관리처분인가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오늘도 돌았는데, 매수자로서는 그 전에 사야 양도세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개별 단지 가운데 최다 거래 아파트는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4단지이며, 함께 재건축이 이뤄지는 둔촌 주공1∼4단지를 통틀어 총 201건이 계약됐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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