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본격 뛰어든 가운데 새 정부의 노동정책 모델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광주형 모델은 적정임금과 노조활동을 보장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해소하자는 것으로, 노동ㆍ기업ㆍ시민사회ㆍ행정 등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대타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에서도 “노ㆍ사ㆍ민ㆍ정 대타협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 이라고 밝히고, 이 모델이 “적정임금을 보장하면서 기업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지역 일자리 창출의 새 모델이 되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형 모델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이 당선된 이후 구체화됐으며, 방향은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지역 각계가 참여하는 대타협을 통해 근로자 연봉을 4500만원 안팎의 ‘적정임금’에 맞춰 기업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고임금과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노사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시킴으로써 경영성과의 책임과 위험을 분담토록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현재 60만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100만대로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국내외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 지난해 중국 조이롱(九龍)자동차와 투자협약을 맺었고, 세계적 자동차 연구기관인 영국의 호리바 마이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자동차 산업단지 구축에 한발 다가가고 있다.
둘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다. 광주시는 윤 시장 당선 이후 이를 적극 추진해 772명의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고, 올 2울에는 76명을 공무직으로 전환했다. 연말까지 나머지 인력에 대해서도 정규직으로 전환해 양극화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광주시의 일자리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는 ‘더 좋은 일자리 위원회’다. 위원회는 지방정부와 시 의회ㆍ노동단체ㆍ사용자단체ㆍ시민사회단체ㆍ대학 등을 대표하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일자리창출 모델을 정립하고 사회적 합의 도출과 노사 상생관계 구축 등을 심의ㆍ자문한다. 궁극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으로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게 목표다.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구성한 ‘일자리위원회’는 광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더 좋은 일자리 위원회’와 유사하다. 특히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 여성과 비정규직, 시민단체까지 포함시킴으로써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델의 성공을 위해선 사회적 ‘연대’ 또는 ‘유대’의 정신과 함께, 경영계는 물론 노동계의 이해와 양보가 필수적이다. 전국 단위의 선언적인 사회적 대타협을 넘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선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실질적인 지역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도 지난 12일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각계의 고통분담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에 부담될 수도 있고 노동자의 경우에도 기존 임금구조를 그대로 가져간 채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그간 초과노동수당으로 유지했던 임금이 줄어들 수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해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수없이 거론되고 추진돼왔지만 번번이 실패한 사회적 대타협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문제해결의 열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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