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베끼기 벗어나 한국식으로 특화 엘큐브·세븐일레븐 무인화 ‘대표적’ 국내 고객 성향 맞게 유통업 재창조
이웃나라ㆍ동반자ㆍ숙적ㆍ라이벌ㆍ선진국….
옆나라 일본은 설명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특별히 유통업군에서 일본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서 의미가 강했다.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를 겪은 일본은 유통업이 그만큼 발달했다. 한국과 발전의 형태도 비슷했기 때문에 한국 유통업체들에게 일본은 주로 배움의 대상이었다. 다수의 신규 서비스는 일본의 아이템을 가져와 탄생한 것이다.
최근 이런 추세가 바뀌었다. 일본을 닮는 것을 넘어서 ‘뛰어넘기’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일본 것을 가져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식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과정도 거치는 게 최근 유통업계의 트렌드다.
롯데백화점의 소형백화점 브랜드 ‘엘큐브’가 대표적이다. 엘큐브는 일본 이세탄백화점이 지난 2012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컴팩트 전문점’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하지만 한국 실정에 맞게 이를 개량했다.
이세탄백화점의 소형백화점들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점포를 낸다. 이세탄 리빙(생활ㆍ잡화), 이세탄 미러(고급화장품), 이세탄 살롱(명품)을 포함한 113개 전문점 라인업을 갖췄고, 이들을 필요에 따라 각 지역지역에 나눠서 전문 소매점 형태로 선보였다. 홍보도 단일 채널이 아니라 분리된 방식으로 진행했다. SNS에 ‘이세탄(伊勢丹ㆍISETAN)’을 검색하면 전문점들의 단독 페이스북 페이지가 검색된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이세탄 컴팩트 전문점들이 올린 매출은 약 3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세탄은 2018년까지 6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이익률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롯데백화점의 엘큐브는 무늬만 소형이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했다. 종합백화점 형식으로 다양한 잡화를 취급하되 크기를 대폭 줄였다. 지금까지 백화점 쇼핑에서 소외되던 젊은층을 겨냥했고, 젊은 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앞ㆍ이대ㆍ가로수길 등 시내 번화가에 줄줄이 매장을 내고 있다. 상품 라인업도 젊은층 중심으로 꾸몄다. ‘욜로(YOLO)’와 ‘탕진잼’ 열풍 등 젊은층이 최근 소비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처음 오픈한 엘큐브 3개점의 20대이하 고객 매출은 전체의 80%에 달했다. 지난 4월 4호점을 세종에 문 연 데 이어, 오는 19일에는 부산시 중구 광복로에 엘큐브 5호점을 추가로 오픈한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16일 새롭게 선보인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도 일본 현지의 편의점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다. 일본의 무인편의점에는 직원이 실제로 없는데, 한국 세븐일레븐은 3명 직원이 상주한다. 양국의 공통점은 단 하나 자동계산대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편의점의 도입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점포효율성 증대’라고 말한다. 아울러 편의점 근무인력의 전문화를 목적으로 삼았다. 인구감소로 편의점 근무자를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본 편의점업계가 구직난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사람이 없는 편의점을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과 지향점이 다르다.
세븐일레븐은 전체 편의점 근무자 업무의 64.7%에 달하는 계산 업무가 줄어들며 편의점 근무 인력들이 전문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무자들이 발주와 상품신선도 관리에 집중해 서비스 질을 한층 높인다는 것이다. 일선 매장의 MD들처럼 일하며 편의점 근무자들에겐 능력 향상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일본과 한국의 유통업은 다르다”며 “점차 일본과 다른 한국 독자적인 유통업 방향이 부각돼갈 것”이라고 했다.
김성우ㆍ구민정 기자/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