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육아휴직, 전체 육아휴직의 10.2% ‘아빠의 달’이용자 최근에 크게 는 탓 노르웨이 21.2%·스웨덴 32%·獨 28%
활성화 위해선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 무상보육 지급 가정양육수당 올려야 사내 허용문화 조성·인식전환도 필요
아빠도 엄마와 같은 육아의 주체라는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아빠의 육아참여는 여전히 미흡하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아버지도 어머니와 똑같이 자녀를 돌볼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2010년 3.7점(5점 만점)에서 2015년 4.1점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아이 돌봄 시간은 남성 23분, 여성 71분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이상 많다. ‘독박육아’ ‘독박가사’라는 말이 유행하는 세태다. 맞벌이 워킹맘들은 이래서 출산을 기피한다. 무상보육에 육아휴직이 늘고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고 있음에도 저출산 대책은 좀체 약발이 안듣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아동수당 신설과 육아휴직·출산휴가 현실화, 어린이 진료비 본인부담비율 5% 등 출산ㆍ육아 친화적인 공약을 많이 내걸었다. 하지만 2% 부족하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 아니라 당연히 아빠도 참여하는 것이라는 인식 전환과 아울러 갈수록 늘어가는 ‘맞벌이’에 비해 ‘맞돌봄’이 미비한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자녀 출산과 양육은 개인과 사회의 공동책임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헤럴드경제는 아빠육아 확산을 저출산 극복의 해법으로 보고 아빠육아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생산직 근로자 A(35)씨는 야근하면 새벽 1시에 퇴근한다. 유치원 다니는 아들 보기가 어려워 늘 마음이 아팠다. 유치원 등하원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아이의 기분이나 태도, 유치원 생활 적응에 마이너스라는 걸 알게된 후 당장의 돈보다 아이의 인성이 먼저라고 생각해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아이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을 갖게 돼 후회는 없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B(38)씨는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아내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부부가 함께 자녀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후 아이들의 내면을 더 자세히 알수 있었고, 가족과 더많은 시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
최근 남성 육아휴직이 늘어나면서 전체 육아휴직 중 1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남성 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381명에 비해 54.2% 늘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2만935명 중 남성비율은 10.2%로 1년새 3.7%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사내눈치 등 걸림돌이 많다보니 A씨나 B씨는 소수파에 그친다. 대한민국의 ‘아빠육아’는 걸음마 수준이다. OECD 통계를 보면 2015년 남성육아휴직 비율은 노르웨이 21.2%, 스웨덴 32%, 독일 28% 등으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최근 남성 육아휴직이 늘어난 것은 ‘아빠의 달’ 이용자 수가 846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94.0% 급증한 때문이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번째 사용자(아빠)의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1일부터는 둘째 자녀를 대상으로 아빠의 달을 사용하면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려면 육아휴직 급여도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를 기준으로 100만원이 상한액이다. 급여 중 75%는 휴직기간 동안 받고 나머지 25%는 복직 6개월후 일괄 지급돼 월 75만원이 최대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의 1인당 월평균 급여액은 69만6000원으로 2인가구 생계급여(84만4335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계의 주소득원이 남성일 경우 육아휴직 급여로는 생활이 안된다. 이래서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에서 첫 3개월은 임금의 80%, 9개월은 임금의 50%를 지원하기로 해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꾸준히 현실화시켜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웨덴의 육아휴직 급여 상한은 연 5700만원(44만4000크로나)이며 소득 대체율 80%를 기준으로 책정돼 있다”며 “육아휴직 급여를 생계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상보육 차원에서 지급하는 가정양육수당도 올려야 한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보내면 보육료 명목으로 종일반은 월 82만5000원(만 0세반)을 지원받지만 가정에서 직접 키우면 양육수당으로 만 0세는 월 20만원원에 그친다. 이러다보니 “집에서 키우면 손해”라는인식이 퍼지면서 가정양육에 대한 동기를 떨어뜨리고 불필요한 보육시설 이용을 조장하는 구조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어린이집 유아학대 사건을 막고 부모와 영아 간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려면 가정양육 수당을 올리는 것이 답이다.
사내눈치 문화를 개선하고 아빠육아도 당연하다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육아휴직중인 C씨는 “현 육아휴직 급여로는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못가는 경우도 많다”며 “생활보장이 가능한 수준까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빠육아는 ‘독박출산’과 ‘독박육아’로 맞벌이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실에서 저출산 극복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4년 조사에 의하면, 어머니의 양육참여시간은 후속 출산계획이 있을 경우 주중 5.3시간으로 없을 경우보다 0,6시간 길었고 남편 역시 1.5시간으로 0.1시간 길었다. 결국 육아참여가 출산율 회복의 ‘열쇠’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절벽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의 ‘2016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작년 한국 총인구는 5125만명이지만 0.45%인 인구성장률이 매년 감소해 2032년 0%를 기록한다. 총인구는 2031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한다.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다. 성평등에 대한 인식 확산이다. 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 등 공동연구진의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 태도 국제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여성의 고학력화와 경제활동참가율 증가 등으로 여성이 가사와 자녀를 돌봐야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연구진이 지난해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항목에 찬성한 비율은 2006년 42.2%에서 2016년 33.7%로 떨어졌다. 이이 반해 반대비율은 42.4%에서 49.1%로 올랐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은 아빠육아 확산에서 찾아야 한다. 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부부의 동등한 가사·육아 분담 문화 확산을 위한 ‘아빠 육아 응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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