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추모객 붐벼…차에서 숙식 해결 -지난 주말에만 3만4000여명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의로운 대통령” [헤럴드경제=최진성ㆍ최준선(김해) 기자] 23일 노란 메리골드로 둘러쌓인 묘비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국화꽃 300여 송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가엾은 애정’, ‘이별의 슬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메리골드의 꽃말이 이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묘비 주변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자리를 잡았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옥중에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근조화환으로 조문을 대신했다.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이름도 보였다. ‘신해철 팬카페’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를 추모했다.
대통령 생가부터 묘역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흰 국화를 든 참배객들이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대부분 전날 봉하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이들이다. 대구 서구에서 온 오주순(여ㆍ71) 씨는 “어제 오후 7시에 대구에서 출발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잤다”면서 “정권이 교체된 만큼 올해는 꼭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봉하마을회관 앞 주차장은 오전 8시께 만차로 빽빽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차량들은 농노를 따라 150여대가 늘어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봉하마을회관 앞에서 국화꽃을 팔아온 박모(58) 씨는 “어제부터 와서 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평소와 다른 추모 열기를 체감했다. 10여평 규모의 작은 서점인 ‘사람 사는 세상 book’에는 추모객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을 볼 수 있는 ‘추모의 집’에는 50여명이 앉아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했다. 일부 추모객은 노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봉하마을에 따르면 지난해 추도식 당일에는 2만1771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지난 주말에만 3만4432명이 다녀갔다.
정권교체를 한번에 실감할 수 있는 광경은 봉하마을 곳곳에 걸린 현수막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한 꿈! 문재인 대통령이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보고 계시나요, 다시 사람사는 세상으로’ 등의 글귀가 두 전ㆍ현직 대통령의 연을 알려준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박윤희(여ㆍ45) 씨는 “4학년인 첫째 아이가 학교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배워와서 물어보는데 그동안 (민주주의에) 관심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봉하마을을)찾았다”고 말했다. 박 씨의 딸 이시은(10) 양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정의롭고 착하고 바른 대통령”이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요”라고 기대했다.
공식 추도식이 진행되는 잔디밭광장(잔디동산) 특설무대는 좋은 자리를 맡으려는 참배객으로 붐볐다. 노무현 재단에서 마련한 의자는 3000여석. 이중 2000여석이 일반 조문객을 위한 자리다. 오전 11시께 400여명이 자리를 잡았다. 앞서 오전 10시에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원년 멤버인 배우 명계남 씨와 노사모 대표단이 참배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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