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계획이 법률 및 절차 논란에 휘말렸다.

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추진계획’을 둘러싸고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이 감사를 지시했든, 이것은 전형적인 정치 감사다. 법적 절차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는 ‘하절기 이전 4대강 보 우선조치 지시’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오는 6월 1일부터 4대강 16개 보 중 6개보를 우선 개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감사와 관련해서는‘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 추진’는 부제를 사용했다. 4대강 정책감사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추진’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부제의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간토록 한다”는 문장은 감사원에 감사를 '지시'하고자 하는 청와대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23일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도자료에서는 ‘정책감사 추진’이라고 밝히고 있어 감사원에서도 이번 사안을 어떻게 다룰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 97조에 따라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 하에 있지만, 감사원법 2조 1항에 따라 직무에 관해서는 독립의 지위를 갖는다. 이 때문에 헌법 상의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릴 수 없다.

감사원법과 감사원 훈령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무총리의 요구나 관련부처 장관의 요청, 혹은 국회의 감사요구권 등을 통해 감사에 착수한다. 또 만 19세 이상인 국민이 300명 이상 동의서명한 경우도 공익감사청구 요건에 해당한다. 감사원 자체 판단에 따라 감사에 나설 수도 있다.

대통령이 감사원에 감사요청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6월 김선일 씨 피살사건과 관련된 정부 은혜의혹 등에 대해 감사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고(故)김선일 씨 피살사건과 관련된 몇가지 의문스런 정황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감사원의 심도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노 대통령은 이같은 논의결과를 수용, 감사원에 외교부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측은 당시 대통령의 감사요청을 받아들여 당시 외교통상부를 포함한 AP통신 보도 진위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에 착수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세 번째 대상으로 감사원을 지목하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바있다. 하지만 4대강 정책감사 지시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 10여일 만에 스스로의 약속을 뒤집고 말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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