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처 “文 성평등 공약에 걸림돌 가능성” -“국가목표 명문화…헌법 성평등조항 명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문재인 정부가 다양한 성평등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실질적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적시된 여성 근로에 대한 특별보호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일 “헌법개정의 방향: 성평등 관점을 중심으로” 라는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비정
규직 여성 차별 금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적시된 ‘모든 여성의 근로에 대한 특별한 보호 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의 성평등 관련 조항은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제11조의 일반적 평등권을 바탕으로 두고 개별 영역에서 성평등을 별도로 보장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와 같은 성평등 관련 조항은 선언적 차별금지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 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여성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ㆍ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여성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987년 제9차 헌법개정 당시 여자의 근로와 연소자의 근로를 구분해 여성근로 관련 독립된 조항으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이 여자의 근로를 뚜렷한 사유를 정하지 않고 보호의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탓에 논란거리로 남겨져 있는 상태라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성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비정규직 여성 차별에 대한 적극적 해소와 성별임금격차를 OECD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와 노동권 보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입법조사처는 “여성노동자의 모성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특별한 보호를 받는 여자의 근로 관련 조항은 남성과의 동등한 참여와 권리 등을 주장하고 실현하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또한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관련 내용을 명문화하고 헌법에 성평등조항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임기 내 남녀동수 내각’, ‘공공기관의 여성관리자 확대로 유리천장 타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평등 실현을 국가목표로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선진국의 헌법 사례를 참고해 평등권 규정과 별도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 보장, 공직진출에 있어서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의 성평등조항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는 성평등 조항 신설과 관련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성평등을 실현하는 영역으로서 ‘고용, 노동, 임금, 복지, 재정’ 등을 규정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국가의 헌법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성평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일반적인 평등권 속에 성평등을 규정했지만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헌법에서 명시했다.
캐나다, 벨기에,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은 일반적 평등권과 별도로 성평등 원칙을 독립된 조항으로 두었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르완다 등은 실질적 성평등을 위한 조치를 국가목표로 정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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