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규제 카드를 고심하는 사이 시장은 더 과열되고 있다. 투자자는 틈새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실수요자들은 전셋값 상승과 대출 규제에 ‘마지막 기회’라는 압박감으로 분양시장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아파트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상승하며 2006년 11월 넷째 주 이후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기부양 기대감에 거래가 잇따르며 집값에 날개가 붙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과열이 지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는 8월까지 전국 분양물량이 7만1087가구로 예정되면서 과도한 쏠림에 지역별로 가수요가 몰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산신도시나, 동탄2신도시 등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는 신중하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월~4월 수도권 1순위 마감 비중은 지난 2014년 42.3%에서 올해 34.2%로 3년째 감소 중이다. 1순위 자격 강화와 재당첨 제한 등이 골자인 11ㆍ3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소비자들이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입지를 선호하면서 청약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방증”이라며 “2년 미만의 단기적인 안목보다 3년 이상 긴 호흡을 가지고 안정적인 지역과 단지를 청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택시장이 투자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실물경기는 큰 변수가 됐다. 시장이 공급물량과 금리 상승 등 몇 가지 변수에 의한 결과물이 아닌 까닭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금리와 가계부채, 공급과잉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다면 집값이 하락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정부의 정책은 변동성 축소로 거래 동향이 안정적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이후 안갯속 장세 속에서 지방의 투자 위험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KB부동산의 주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로 2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주 연속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반짝하고 있지만, 제주도를 포함한 제주도의 주택 경기는 이미 꺾인 상황”이라며 “투가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에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데다 입주가 집중된 지역이 많아 공격적인 투자는 금물”이라고 분석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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