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탐정’과 가장 닮은 직업이나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그 직업, 그 사람이 지닌 특성을 살펴보면 탐정제도가 위태로운 것인지, 법으로 허용해 제도화 해도 괜찮을 것인지 어렵지 않게 가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공인탐정법 제정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찬반논쟁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탐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크게 범죄를 조사하고 범인을 쫓는 경찰의 수사활동이나 ‘수사반장‘의 최불암을 연상하는 부류와, ‘다양한 분야의 의문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기자의 취재활동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을 떠올리는 부류로 나뉘는 경향이다. 앞의 경우에는 탐정도 시민의 권리ㆍ의무에 직간접으로 간여하는 등의 일정한 행세를 하게 된다고 보는 시각이며, 뒤의 경우에는 탐정이란 남다르지 않은 민간인 신분하에 임의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외로운 존재로 보는 패턴이다.
소설속 셜록 홈즈의 활약이 경찰의 수사기법 향상에 크게 공헌한 것에 기인한 듯 탐정이라하면 경찰 또는 수사를 떠올리는 경우가 수적으로는 좀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탐정의 활동상 수단과 방법이 실제 경찰과 비슷한 점은 그리 찾아보기 어렵다. 경찰은 필요에 따라 명령ㆍ강제와 같은 ‘권력’과, 서비스 지향적인 ‘비권력’을 두루 구사하면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폭넓은 임무를 수행하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민사관계 불간섭 원칙’에 따라 방임 또는 제한적ㆍ잠정적 개입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경찰은 ‘사적 영역’에서 ‘권력없이’ ‘언제든지’ ‘사실관계의 파악’을 위해 ‘선택재’로 활용되는 탐정과는 그 법적지위나 목적ㆍ수단ㆍ방법이 완연히 다르다.
한편 오늘날 공인탐정의 활동은 그 어떤 직업보다 취재 기자의 활동과 빼닮은 꼴이다. 기자는 대중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공익적 측면이 강한 반면 탐정의 역할은 사적 권익구현에 중점을 둔다는 궁극의 사명은 다르지만, 활동의 형태나 유형, 양식 등 그 패턴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특히 탐정과 기자는 아무런 공권력없이 탐문과 관찰을 통해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일을 요체로 하는 점에서 과정상 동질성을 지닌 직업이다. 둘 다 권력작용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에 따른 자의적 활동(100퍼센트 민간인 신분)임에 어떤 국민도 이들의 탐문이나 취재에 응할 한치의 의무도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립무원’이라는 공통적 애로와 한계를 지닌다.
다른 직업과 달리 뛰어난 기자와 탐정에겐 ‘베테랑 기자’, ‘명탐정’이라 부르는 것은 열악한 환경과 조건하에서도 ‘준법과 절제’로 본연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두 직업의 활동상 특성을 시사하는 일이라 하겠다. 이제 우리도 공인탐정제도를 통해 ‘베테랑 기자’ 같은 ‘명탐정’을 생활의 편익도모수단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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