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최근 정치적 위기론에 휩싸이며 정계개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은 탄핵 사태 이후 계속되는 낮은 지지율 때문에, 국민의당은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으로 인해 난파하면서 주요 야당이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원인 이유미 씨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제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당의 존폐 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단이 오늘 안철수 전 대표를 대면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국민의당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책임론이 불거진다면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작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국민의당은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에서 5% 지지율을 기록해 비교섭단체인 정의당(7%)에도 밀렸다. 박 위원장은 최근 “(조작 사건에) 조직적 개입이 드러나면 당을 해체하겠다”고 말할 만큼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한국당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7%로 창당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보수 적통’을 경쟁하는 바른정당(9%)에도 밀렸다. ‘보수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TK(대구ㆍ경북)에서도 바른정당에 밀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TK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10%로 18%를 기록한 바른정당에 8%P나 뒤처졌다.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힘을 잃은 상태에서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국민의당의 이탈이 현실화된다면 한국당의 처지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인사 대부분은 지난해 총선 전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다. 이들 상당수가 민주당으로 회귀하면 여당인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한 거여(巨與)의 위상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사실상 합당이 이뤄지면 탄핵 사태를 거치며 나뉜 보수 성향의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관계도 영향을 받을 거라고 정치권은 관측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올 수록 당 안팎에서 진보와 보수의 ‘1 대 1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 한국당의 유력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29일 “지방선거는 (좌파와 우파의) 양당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 통합의 키를 쥔 바른정당은 이런 전망에 선을 긋고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흔들린다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라며 “국민의당에 실망한 중도층이 우리에게 눈길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당과는 공조할 이유가 없다. 국민만 염두에 두겠다”라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