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베리 굿” 신뢰 형성 -사드 배치 美 불신 해소…제재ㆍ대화 대북 정책 공감대 -트럼프 “FTA 좋은 협상 아냐” 합의 않은 돌출 발언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고 2일 귀국한다. 3박5일의 방미 기간 최대 의제였던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뢰와 유대감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북 정책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자유무역협정(FTA) 분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文 대통령-트럼프 “베리 굿”…신뢰 관계 형성=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과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불확실성이 번져가던 한미동맹,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문제 등을 복원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새 정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했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돈독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단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아주 아주 좋다(Very, very good)”라고 했다.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찰떡궁합(great chemistry)’ 관계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는 이례적으로 백악관 공식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을 머물러 국빈급 예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토령은 문 대통령을 29일 백악관 환영만찬 후 문 백악관 3층으로 초청해 링컨 대통령의 침실과 트리티룸을 비롯해 본인과 가족이 사용하는 사적 공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두 정상이 짧은 기간 사적인 부분을 공개할 만큼 끈끈한 유대를 쌓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관계는 앞으로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갈 때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 미국 불신 해소…대북 정책 공감대=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국 조야의 불신을 해소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철회하거나 지연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참배하는 등 의구심을 잠재우려는 행보를 보였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미 해병1사단이 북측의 임시 수도인 강계 점령 작전을 수행하던 중 중국군 9병단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2주만에 극적으로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다. 미 해병1사단이 중국군의 남하를 2주 간 지연시킨 덕에 흥남지역 피란민 10만여명이 미국 선박을 타고 북한을 탈출할 수 있었고, 흥남철수 피란민 중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당일 오전에도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하는 등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채택한 공동성명은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공조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공정한 무역 ▷여타 경제분야 협력 강화 ▷글로벌 파트로서의 적극적인 협력 ▷동맹의 미래 등 6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공동성명에서 특히 한미 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모든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한반도 확장 억제를 제공한다고 재확인했고, 일정한 조건이 되면 전시 작전권을 조속히 전환하기로 했다.

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북한을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해 최대의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에 열린 입장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했다고 명시했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고, 단계적 해법을 모색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대부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FTA 재협상” 돌출발언 아쉬움=다만 통상ㆍ교역 분야에서는 확대된 무역을 증진하기로 한 동시에 고위급 경제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해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정상회담 종료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 내용과 무관하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한미 FTA) 협정 체결 이래 미국 무역 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협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사실상 한미 FTA 재협상을 시사했다. 원론적 수준의 언급을 예상한 우리 정부에 당혹감을 안긴 셈이다.

공동언론 발표문은 양국 간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고 각자 준비해 발표하는 만큼 직설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구체적 사안을 거론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실제 발표가 그런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FTA 재협상 시사 바언에 대해 “공동성명이 기작들에게 배포된 가운데 (두 정상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며 “저는 공동성명 내용을 알아 거기에 맞춰 이야기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