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위탁 여경협 사업 부실 3년간 신규지원 점포 총35개 불과 예산 ‘절반’도 활용 못해 未집행 예산 은행이자 미반납등 기금으로 이자놀이만 골몰 비판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시행 중인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사업의 부실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가용예산의 절반 이상을 남길 정도로 지원율이 저조한 가운데, 보조금 정산 및 사업실적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여성경제인협회는 미사용 예산에서 발생한 금융기관 예치이자 수 천만 원도 주무기관인 중진공에 보고·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여가장 지원은 도외시한 채 이자놀이에만 골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중소기업청은 최근 여성경제인협회에 여성가장 창업자금 집행 부진에 따른 ‘기관경고’와 최근 3년간 보고하지 않은 위탁 사업비 금융기관 예치이자 2600여만원에 대한 ‘시정요구(반납)’를 통보했다. 중기청이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다.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사업은 이혼이나 사별, 가족의 경제적 무능력 등으로 가장이 된 저소득 여성(부양가족 1명 이상)이 생계형 창업을 희망하는 경우 점포 임대보증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용등급 7등급까지가 대상이며, 최고 5000만원을 연 2.0% 고정금리에 최대 6년까지 대출해준다.
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기업 지원사업 위탁에 따른 업무협정’에 따라 중진공이 교부한 보조금 20억원을 활용해 지난 1999년부터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문제는 여성창업 촉진과 가계안정을 위해 시행 중인 해당 사업의 예산 집행률이 놀라울 정도로 저조하다는 점이다.
종합감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여성경제인협회가 최근 3년간 창업자금을 지원한 여성가장 점포는 총 91개뿐이다. 대출 연장을 신청한 기존 점포를 뺀 신규지원 규모는 총 35개로 연평균 11.7개 점포가 수혜를 받는데 그쳤다. 그 결과 같은 기간 가용예산의 58%인 41억여원이 활용되지 못했다.
연도별로는 2014년 가용예산의 58.7%인 14억원이, 2015년 57.5%인 13억 7500만원이, 2016년 42.7%인 13억 4700만원이 현장에 풀리지 못한 채 묵혀졌다. 여성경제인협회가 중진공과의 업무협정을 위반하고 사업 추진실적 등을 보고하지 않는 가운데, 사실상 사업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중기청은 보고서에서 “여성경제인협회는 예산 집행실적과 사업 추진실적을 매분기별 중진공에 제출하고, 회계연도가 끝날 때는 연간 실적을 다시 통보해야 한다”며 “그러나 보조금 정산 및 사업실적 보고는 물론, 위탁 사업비 20억원에 대한 협회 재무제표 반영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성경제인협회는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미집행 예산 금융기관 예치이자 2600여만원(최근 3년 한정, 전체 액수는 더욱 커질 수 있음)를 중진공에 반납하지 않는 한편, 지병 등으로 영업이 악화한 여성가장 점주 A 씨에게 이자를 일부 과다징수하는 등 부적절한 운영실태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가장 창업자금 지원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수행기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06년 천병호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여성경제인협회의 전문성이 다른 소상공인지원센터보다 뛰어나다고 볼 사유가 없다”고 했다.
한편, 관련 사안에 대해 재차 문의했지만 여성경제인협회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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