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년 향수 재현하며 '리니지' 신화 계승 - 자유 거래 통한 '각본없는 스토리' 기대

토종 MMORPG의 상징과도 같은 타이틀 '리니지'가 또다시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은 지난 6월 21일 출시 직후부터 최고 매출, 가입자 수 등 각종 기록을 갈아엎으며 모바일게임 업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다소 빠르게 조정장을 거쳤음에도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 7월 5일 발표된 거래소 시스템 도입은 유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통합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자유롭게 게임 내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경제의 시작인 '시장'이 열린 만큼, '리니지의 꽃'으로 불리는 개인 거래기능 추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자유시장경제를 앞세운 '리니지M'이 수많은 에피소드를 낳으며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던 원작의 신화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꼬꼬마 Tip

'리니지M'이 거래 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모바일게임은 아니다.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이용하는 등 기초적인 형태 측면에서도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리니지M'의 통합거래소 시스템이 특별한 이유는 자유도에 있다. 게임사의 직ㆍ간접적 통제가 있었던 기존 게임들과 달리 유저들이 경제 체계의 기본을 형성해간다는 것이다.

드디어 열린 가상세계 원작 '리니지'의 경우 유저들 사이에서 단순히 게임을 넘어 하나의 가상 세계로 통했다. 많은 유저들이 아덴월드 위의 아바타와 스스로를 동일시했던 것이다. 소위 골수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은 최근까지도 게임 내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혈맹원들과의 정을 안주로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리니지M'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이러한 '아재' 유저들의 추억을 되살렸다는 점이다. 특히 혹평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첫 인상부터 철저히 원작을 환기하도록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 플레이해본 '리니지M'은 과거 '리니지'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드넓은 오픈필드와 그래픽, 캐릭터의 모션, 인터페이스 등 많은 점이 원작과 똑같거나 유사하다.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심리학 이론을 기획자가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더욱 빨라진 사이클 첫 인상은 원작과 완전히 같은 게임이지만, 세부 시스템 측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플레이 사이클이 있다. 원작에서는 초반부터 레벨업을 위해 '노가다'를 반복해야 했지만, '리니지M'은 상대적으로 캐릭터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5레벨까지는 메인 퀘스트만 진행해도 눈 깜짝할 새에 오르고, 이후에도 필드 사냥의 효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린저씨'들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목은 이 부분이다. 45레벨 이후 필드 사냥으로 레벨업을 해야 하는 구간이 발생하는데, 경험치 보너스를 제공하는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여기서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전까지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정체 구간에서 버프를 적극 활용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대목이다.

시장의 형성 지난 7월 5일 거래소 콘텐츠를 포함한 버전의 등급이 청소년 이용불가로 확정됨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2개의 앱으로 분할해 해당 기능을 추가했다. 많은 유저들이 기다려왔던 거래소가 추가되면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으는 모양새다. '리니지M'의 거래소는 타 게임과는 달리, 완전한 자유시장경제를 모토로 한다. 상한가와 하한가 없이 자유롭게 아이템을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상한가와 하한가를 두고 평균거래가격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스스로 자기 아이템의 가치를 매기도록 한 것이다. 이는 시장경제의 출발점인 '잉여 재화의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며, 또 하나의 '가상 사회'라는 유저들의 욕망과도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거래소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유저들의 사냥터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모양새다. 사냥터마다 유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으며, 때로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PK(플레이어 킬링)까지 불사한다. 거래에 필요한 다이아는 결제로 얻을 수 있지만, 아이템은 필드에서 얻기 때문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유저들의 필드 사냥을 독려하는 매개물로 작용하는 셈이다.

아직 끝이 아니다 19년차 '린저씨'를 자처하는 한 지인은 '리니지'만의 재미에 대해 '자유로운 개인 거래를 기반으로 게임 전반에 걸쳐 난무하는 권모술수'를 들었다. 단순히 사냥하고, 수집하는 것을 넘어 유저들끼리 부대끼며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이 이 게임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통합거래소의 추가는 '리니지M'의 완성이 아닌 시작이다. 또 하나의 사회를 향한 '리니지M'의 실험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디뎠을 뿐이다. 엔씨소프트의 다음 스텝은 '개인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은 거래소 업데이트 이후 개인간 거래 기능 추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유저들 간의 직거래 시스템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시장경제의 완성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린저씨'들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수많은 에피소드 역시도 개인 거래와 관련된 것이 많을 정도다.실제로 개인 거래가 추가되는 시점은 게임 내에서 아이템 시세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거래소를 통해 하나의 가이드라인(시세)을 정립한 뒤, 개인 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높여 경제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 시절부터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게임 내 경제 체계를 효율적으로 유지해온 바 있다. 이러한 노하우가 어떻게 발현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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