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투위,靑 앞 기자회견서 ‘몸자보’ 착용해 경찰이 제지
-청와대 100m 이내는 집회ㆍ시위 금지 구역
-공투위 “집회 시위 권리 짓밟는 경찰ㆍ구청 고발할 것”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 6일 오전 11시께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던 ‘노동자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 노동자들이 단체로 ‘몸자보’를 착용했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공투위 소속 노동자 20여 명은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 3권 쟁취!’라고 적힌 노란 조끼, 일명 ‘몸자보’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요구안이 적힌 ‘몸자보’를 입고 단체로 이동하면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ㆍ시위가 된다”며 막아섰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청와대 외벽 100m 이내 구역에서 집회ㆍ시위를 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헌호 공투위 공동대표가 “경찰이 법적 근거 없이 몸자보를 벗으라고 하면서 기자회견조차 막는 것은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경찰과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공투위 노동자들은 예정보다 50분이 지난 오전 11시 50분께 청와대 분수대 앞이 아닌 사랑채 앞 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대해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청와대 사랑채 입구 안 분수대부터는 기자회견만 가능한 장소인데 단체로 몸자보를 착용하고 농성하는 것은 미신고 집회ㆍ시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투위는 지난달 7일에도 몸자보를 착용하고 청와대에 ▷정리해고ㆍ비정규직 노동악법 폐기 ▷노동법 전면 제ㆍ개정을 통한 노동 3권 보장 ▷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이 담긴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했다.
공투위는 “경찰이 ‘몸조끼를 벗어야 한다. 인원수를 제한하겠다’는 근거 없는 이유를 들며 요구서 전달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로 몸자보를 착용하고 청와대까지 걸어가 요구서를 전달하겠다는 것은 미신고 집회ㆍ행진이 된다”며 “몸자보를 입지 않고 대표로 한 두명만 청와대에 요구서를 전달하는 다른 단체와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측은 집회ㆍ시위와 기자회견을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경찰의 자의적 판단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법률원 변호사는 “집회ㆍ시위냐 기자회견이냐에 대한 경찰의 해석은 상황에 따라 매번 바뀐다”며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공공 안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인데 몸자보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직접적 위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투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6월 21일부터 청와대 100미터 앞에서 합법적으로 신고한 집회와 농성을 진행했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정당하게 신고한 집회 물품을 탈취해 가는 등 경찰과 종로구청의 불법 침탈이 이어졌다”며 16일간의 청와대 앞 농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당한 집회의 권리를 짓밟는 정권과 경찰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김수환 종로경찰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을 직권남용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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