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 13일까지 상표권 수정안 응답 요구 - 박 회장, “이사회에서 논의할 사안” - ‘수용, 조건부 수용, 거부’ 셋 중 하나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최후통첩을 받은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0일 ‘평소와 다름없이’ 본사로 출근했다.
출근길은 평소와 다름 없었지만, 이번주 ‘운명의 한 주’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수정안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금호타이어 인수전 2라운드의 최대 쟁점인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치킨게임’에서 한 발 물러선 채권단은 박 회장 측에 13일까지 수정안에 응답할 것을 ‘최후통첩’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7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 상표권 사용요율을 연간 매출액의 0.5%, 사용기간을 12년6개월로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룹 지배구조까지 거론하는 채권단의 험악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박 회장으로서는 어떻게든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수정안과 관련해 박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셋 중 하나’로 보인다. 채권단의 수정안을 ‘수용’하거나, 일부 내용을 추가해 ‘조건부 수용’하거나, 아니면 ‘거부’하는 것이다. 금호산업 이사회 개최 시점을 이유로 한차례 결정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간 끌기로 비춰질 경우 여론만 나빠질 수 있다.
먼저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이 제시한 수정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수정안의 내용이 최초안(매출액의 0.2%, 5년 의무사용 후 15년 선택 해지)으로 계약을 체결하되, 최초안과 금호산업 제시안의 사용요율 차이(0.3%)를 12년 6개월 동안 보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이 같은 방식은 결국 5년간은 0.5%의 사용요율을 적용받게 되며, 나머지 7년 6개월 동안은 사실상 0.3%의 사용요율만 적용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박 회장 측은 이 같은 수정안의 세부 요건에 대한 분석과 함께 사용기간을 당초 제시한 20년보다 줄어든 12년6개월로 제시한 점을 감안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수정안이 금호산업 이사회 결정 내용을 모두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박 회장 측에서는 ‘조건부 허용’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가령 0.5%의 사용요율이 적용되는 기간을 12년 6개월로 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0.3% 적용되는 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사실상 거부’로 해석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카드이다.
거부하기도 어렵다. 수정안을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매각 방해 행위’로 이해하고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박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또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경영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영진 교체 카드도 꺼낼 수 있다. 나아가 금호타이어 차입금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박 회장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정안을 선뜻 수용하기도 부담스럽다. 수정안을 수용하게 되면 금호타이어 매각은 사실상 박 회장의 손을 떠나게 된다. 물론 상표권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방산 사업체 해외 매각과 관련한 정부 승인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박 회장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또 상표권 사용에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대응도 어렵게 된다.
채권단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박 회장은 오는 13일까지 셋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한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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