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주택이 투기나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될 수 없고, 국민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투기수요에 의한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국토부 관계자)

8ㆍ2 부동산 대책은 투기수요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로 요약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해 시장불안을 조기에 진화하고 가계빚으로 인한 경제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목적이다. 6ㆍ19 대책 이후 한 달 보름만에 내놓은 추가대책이라는 점에서 참여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서울 전역에 부동산 계엄령=예상됐던 투기과열지구는 한 단계 강력한 투기지역과 함께 적용된다. 정부는 우선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과열이 심화하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일반 주택시장으로 풍선효과가 진행 중인 서울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와 기타 7개 구(용산ㆍ성동ㆍ노원ㆍ마포ㆍ양천ㆍ영등포ㆍ강서),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됐다.

해당 지역에선 법령 개정 등의 조치가 없어도 재건축, 양도세,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즉각 강화할 수 있다.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당첨 금지, 임대주택 의무 확대 등 ‘종합규제세트’의 개념이 강하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다주택자 등 단기 투자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출발점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정 기준에 대해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으로 투기가 성행하고 있거나 성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지정했다”며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통해 불안 정도와 확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ㆍ재개발 규제도 정비=앞서 국토부가 강조했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시행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의 분양권 재당첨 제한은 연내 적용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의 재당첨을 제한하는 것은 도시정비법 개정 사항으로 9월 중 개정안을 발의해 1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정비사업의 일반분양 재당첨 제한도 도시정비법 개정에 맞춰 주택공급규칙을 함께 개정해 12월께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비사업의 빠른 냉각을 유도할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은 예외사유를 엄격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조합설립 후 3년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고, 3년 이상 소유해야 예외로 인정된다. 사업시행 인가 후에는 3년 안에 착공하지 못하고 3년 이상 소유해야 한다.

재개발 아파트의 임대주택 의미비율도 강화된다. 수도권에선 전체 세대 수의 15%, 지방에선 12% 범위에서 하한 없이 임대주택을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공급 의무비율 하한이 5%(서울 10%)로 설정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일반분양이나 조합원 분양에 당첨된 세대에 속한 자는 5년간 일반분양과 조합원 분양의 재당첨이 제한된다. 일반분양의 경우 9월 발의되는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이후 당첨된 세대에 적용되지만, 추가로 정비사업 예정주택을 취득해 조합원 분양을 받은 경우도 포함된다.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은 시장을 단기에 냉각시킬 대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요가 차익 실현을 위한 재건축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압구정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헤럴드경제DB]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은 시장을 단기에 냉각시킬 대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투자수요가 차익 실현을 위한 재건축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압구정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헤럴드경제DB]

▶다주택자 금융규제 강화=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는 소득세법 개정 사항으로 내년 4월 이후부터 시행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할 때 일반 소득세율(현행 6~40%)에 10%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가산한다.

분양권 전매시 양도소득세 강화 적용은 1월 이후 양도하는 분양권부터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소득세율이 50% 적용된다. 단 무주택자로 연령ㆍ전매사유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엔 예외로 인정된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도세는 다주택자의 투기 억제와 기존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지 않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엔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투기지역 내에선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LTVㆍDTI는 40%로 강화된다. 다만 무주택자 등 서민ㆍ실수요자에겐 LTVㆍDTI를 10%포인트씩 완화하기로 했다. 투기 규제와 실수요자 완화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ㆍDTI 규제는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 승인분부터 적용된다”며 “집단대출은 3일 입주자 모집 공고가 진행되는 사업장의 중도금ㆍ잔금대출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