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팀 출전못해도 월드컵 응원열기…57만위안짜리 브라질行 상품 불티

마윈 알리바바 회장 中 축구팀 인수…12억위안 들여 4년만에 23배 수익 中지도부와 코드 맞추기용 분석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도 못했지만 온통 월드컵 얘기로 떠들썩한 중국. ‘오프사이드’도 모르는 중국인들조차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밤새워 TV를 통해 경기를 즐기고 돈많은 부자들은 멀리 브라질까지 가서 월드컵을 관람한다. 자금력이 풍부한 억만장자 기업가들은 축구팀 인수 등 축구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있다.

▶현지에서 월드컵 즐기는 中부자들=중국 부자들이 대거 브라질로 떠나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중국 여행사들이 내놓은 브라질 월드컵 관광상품은 서민들은 엄두도 못낼 고가다.

가장 싼 가격대를 보면 조별 예선전 경기를 보는 상품이 2만8000위안(약 462만원)~4만위안(약 660만원)이고 본선 경기를 보는 상품은 3만3000위안(약 545만원)~7만6000위안(약 1254만원)이다. 이 상품은 2박3일이나 3박4일 일정이다.

개막식과 개막전을 볼 수 있는 상품은 11만위안(약 1815만원)으로 일정은 8박9일이다. 준준결승에서 결승전까지 다 볼 수 있는 16일짜리 상품은 57만위안(약 9400만원)에 달한다. 모든 입장권은 귀빈석이고 호텔도 5성급이다.

그런데 이 상품에는 비행기 가격이 포함되어 있지않다. 각자 알아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야한다. 이렇다면 브라질 월드컵 관광상품의 실제 비용은 훨씬 올라간다. 적어도 30만위안(약 4950만원)이 있어야만 브라질에 가서 축구경기를 볼 수 있다.

이처럼 가격이 비싼 것은 월드컵 기간 중 비행기, 호텔 등 월드컵과 관련된 가격이 모두 올라갔기 때문이다. 브라질 현지의 바가지 상술은 극에 달해있다. 일부 호텔의 숙박비는 10배까지 올랐다. 안전을 위해 사설경호원도 써야한다. 이런 저런 추가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가의 이런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부자 축구팬들이 많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에서 상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고 중국 인터넷포털인 왕이(網易)는 전했다.

축구는 이제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발돋음했다. 중국의 축구 팬들은 약 6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비록 중국 축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축구사업에 투자하는 中부호들=중국 축구에 억만장자들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중국 프로축구팀 ‘광저우헝다(廣州恒大)’의 지분 50%를 12억위안(약 1980억원)에 매입해 관심을 끌었다. 이 출자로 광저우헝다의 자산 가치는 스페인의 유명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를 웃도는 전 세계 16위까지 높아졌다.

중국의 부동산 부자 서열 1위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도 축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왕 회장은 지난 2011년 이후 3년동안 5억위안을 유럽에 나가 있는 어린 축구선수들에게 투자했다. 또 향후 10년간 중국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연간 2억위안 가량을 투자한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부호들이 축구에 투자하는 이유를 크게 높은 수익률, 마케팅 수단, 정치권과의 관심사 공유 등 3가지 측면에서 찾았다.

우선 중국에서 축구팀 투자는 부동산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다. 마윈 회장은 광저우헝다를 부동산 부호인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恒大集團) 회장으로부터 인수했다. 쉬 회장이 지난 2010년 광저우헝다에 투자했을 당시 구단의 가격은 불과 1억위안에 불과했다. 계산을 해보면 쉬 회장은 축구팀 투자 4년만에 23배의 투자수익을 거둔 셈이 된다.

또 축구팀은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축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큰 마케팅 수입이 있고 TV시청자 수도 가장 많다. 축구 경기는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이 지난해 방영한 모든 스포츠 경기의 절반을 차지했다.

여기에 축구 투자는 현 정치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 주석은 축구광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3가지 소원이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축구계 관계자는 “중국의 축구 수준은 떨어지지만 많은 기회가 있다“면서 “사업가들이 적극적으로 축구산업에 뛰어들면 축구라는 성장산업의 숨은 가치가 드러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