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이은 도발 속, 우리 정부가 안보인다는 지적 -주변 4강 가운데 균형자는 허상일 뿐...대미 공조 통한 압박론 강조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야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대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연일 시험 발사하면서 힘의 균형이 이미 깨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보상황에서) 자동차가 우리 것이 아니다”며 “남의 차(미국)이기 때문에 운전대(주도권)를 잡으려면 미국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좌회전 깜빡이 넣고 있다가 위험할 때만 우회전하니, (운전대론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끊도록 압박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강력한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며 “결국 차 주인하고 뜻이 맞아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통화도 잘 안 되는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운운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에 핵 한발 쐈다고 가정하자”며 “그리고 미국이 개입하면 괌에도 쏘겠다며 으름장을 놓으면 미군이 과연 이를 감수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패싱’현상을 우려했다. 홍 대표는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 국면은 주변 강대국들이 문재인 패싱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군 제70사단장을 지낸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힘의 논리’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준비가 돼 있어야지. 운전대를 아무나 잡느냐”며 “힘으로 시작해 힘으로 끝나는 강대국들의 논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힘이 없이는 협상도 없다”며 “문 대통령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자조섞인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았느냐”고 했다.

‘전시작전권(전작권)’ 회수 등 안보 자주성은 되찾아야 하지만, 이를 위해선 군사력 증강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왔다. 전작권 회수는 필요하다”면서도 “(주도권을) 잡을 능력이 선행돼야 한다. 잘못하면 사고 낼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균형자’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을 몰라서 했던 말이다”며 “미국 한 번 갔다가 오니 결국 달라졌지 않느냐”고 했다.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이지 맨(easy man)’이란 표현을 썼다. 그는 “결국, 당시 ‘FTA’도 ‘아프가니스탄 파병’도 회담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에 ‘문 대통령이 뭘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같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운전대론은 외교안보문제를 푸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흔들릴 여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협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는 “북한이 미사일은 쏘는 것은 ‘상황’이다”며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운전대론이 더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 간사는 “대한민국이 이미 운전대를 잡았다는 주장이 아니다”며 “운전대를 잡는 방향이 옳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의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군사적 충돌이나 제2의 전쟁이 일어날 소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운전대를 잡기위해선 핵 배치 등 군사력 증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자체 핵개발은 각종 제재 우려 때문에 불가능하고, 전술핵 재배치는 실효성이 없다”며 “이미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