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상품 가입자 3400만명 전면 급여화 최소 5년 소요 과도기, 보험료↓ 보장유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약속했지만, 기존 실손보험의 ‘의료쇼핑’은 막을 수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기존 계약자들의 ‘의료쇼핑’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3400만명의 실손보험 계약이 건강재정을 갉아먹는 ‘괴물’로 돌변할 위험이 여전한 셈이다.

문재인 케어는 현재 3800개의 비급여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별로 급여화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비급여의 완전 급여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 해도 최소 2022년에야 본격적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는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과도기간 기존 가입자의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다. 실손보험 표준화(2009년 10월) 이전 가입자는 비급여 항목 자기부담금이 없고, 한도도 크거나 아예 없다. 때문에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과도기간에 보험료는 낮아지면서 보장은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을 제한하는 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더 치솟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비급여가 급여로 모두 전환하려면 최소 5년이 소요될 전망이라 실제 이에 민감한 가입자들은 여전히 수요가 존재하고 해지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규 상품과 달리 과거 계약, 특히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지난 정권에서도 건강보험 보장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지만 민간보험 의료비 증가율이 공공지출 의료비 지출을 상회했다”면서 “정부가 단독형 실손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과거 계약보다 신규 실손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기본형’과 ‘기본+특약형’의 단독형 실손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과잉진료가 많은 보장을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34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20.7%에 달했다.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로 100%가 넘으면 받은 돈보다 나간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기존에 판매된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대폭 인하하기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기존 가입자를 단독형 실손보험으로 교체할 수 있을지가 문재인케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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