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이동통신3사가 정부의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상향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국내외 주주들로부터의 배임소송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주주들로부터 배임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검토해왔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조만간 25% 요금할인 수용에 대한 주주 설득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통3사의 25% 요금할인 수용에 따른 주주들의 배임 소송 제기 여부, 해외 주주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제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태다.
이통사 임원은 “25% 할인을 받아들인 현재로서는 배임소송이 리스크”라며 “사업자가 임의로 할인율을 올린 것이 아니라, 한국적 규제시스템과 대통령 대선 공약이 연계돼있다는 점, 국민적 요구가 높았다는 점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취약계층 월 1만1000원 추가 인하 등의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해왔다. 과기정통부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조사에 나서며 이통사를 전방위에서 압박했다.
또 다른 이통사 임원 역시 “과기정통부 뿐만 아니라 공정위 조사도 들어오는 등 정부의 압박 강도가 심해지면서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주주들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정무적 판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통사가 주주들로부터 배임소송을 당한 전례는 없다. 이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기본료 1000원을 일괄 인하했을 때, 2015년 선택약정 할인율이 12%에서 20%로 올랐을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사 관계자는 “(배임소송은) 전망하기 힘들지만, 규제 이슈가 반영되면서 팔 사람은 이미 팔았고 지금 가진 사람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 통신주는 규제 위험으로 이미 외국보다 할인 거래폭이 커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할인율 상향으로 이통3사의 연간 매출액이 3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 규제에 따른 국내 통신주의 저평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도이치뱅크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통신이 국영기업인 중국(15%)보다 한국 통신주의 할인거래 폭(42%)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이통사는 25% 요금할인은 수용했지만 보편요금제 도입 저지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3일 SK텔레콤에게 보편요금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제에서 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통신업계에서는 보편요금제의 경우 정부가 직접 요금설계권을 가지는 것으로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통사 임원은 “보편요금제는 시장 구조를 부정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장 기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편요금제를 받아들이기 힘든 만큼 최선을 다해 의견을 내고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예고했지만 국회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야당이 찬성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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