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 직접 확인해보니… -업체명 익명 소비자정보 제한적 -자발적 공개라 속이면 확인 불가 -깜깜이 구조 깬 것은 의미가 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닭고기(도매가)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1kg당(이하 10호 기준) 2616원이었다. 이랬던 닭고기가 튀김옷만 입으면 1만8000원에서 2만원 사이, ‘금닭’으로 둔갑해온 것이다.
같은날 대형마트에 공급된 가격은 평균 3078원, 계열화 사업자 대리점 등에서는 2475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산지가격은 1200원이었다. 중간유통업체들은 소매 매장에 2배 가량 마진을 남기고 물건을 넘겼다.
마찬가지로 일선 유통업체들도 마리당 40%이상 씩 마진을 남겼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공개한 도계 1kg 가격은 일선 유통업체 평균 5275원이었다.
마침내 닭고기 가격의 ‘민낯’이 공개됐다. 1일을 전후로 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품질평가원이 공개하는 ‘닭고기 가격공시제’가 시행된 것이다.
이번 가격공시는 총체적으로 이뤄졌다. 국내 닭고기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9개 육계 계열화사업자들(하림ㆍ올품ㆍ한강CMㆍ참프레ㆍ체리부로ㆍ마리커ㆍ목우촌 등)의 닭고기 판매가는 ‘위탁 생계가격’이라는 명목으로 제공되고, 이외 대형마트ㆍ계열화 사업자들의 대리점이 닭고기를 납품받는 가격도 공개됐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공개도 이뤄졌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준 연매출액 100억원이 넘는 업체 11곳이 판매가를 공개한다.
닭고기는 소ㆍ돼지와 달리 경매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다. 판매를 위탁받는 대형 계열화 사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장에 풀리는 물량 상당수는 계열화 사업자들이 농장과 계약을 맺고 매입한 상품들이었다.
그래서 시장 흐름에 따른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다. 생산에서 도축, 가공 등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얼마만큼의 유통 마진이 붙는지 알 수 없는 구조였다.
유통단계별 닭고기값 공표가 실시되면서 ‘깜깜이 구조’에서 그나마 자유로워졌다. 소비자들은 산지가격과 도매가를 축산품질평가원과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중 평균 소매가는 한국농수산식품공사(Kamis)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공개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는 평가다. 우선 업체명이 모두 블라인드 처리됐다. 공개된 가격에서 일선 업체 하나하나가 직접 상품을 공급받는 가격을 확인할 수는 없다. 계열화사업자의 업체명이나 개별 프랜차이즈, 마트 상호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평균가격으로만 간접적으로 업체들의 공급가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또 관련법 개정 등이 이뤄지지 않아 육계 계열화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낸 자료만을 공시하고 있다. 업체들이 자료를 조작한다고 해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정부는 계열화업체들이 납품하는 대리점들은 20곳 이상, 매출 기준으로는 50% 이상의 납품가격만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외의 대리점들, 그리고 나머지 매출가격은 공시할 의무가 없다. 그러다보니 당분간 가격공시를 하지 않은 계열화 업체들을 과태료 부과 등 처벌할 방법도 없다.
정부는 이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계열화법을 개정해 닭ㆍ오리를 대상으로 의무 가격공시제로 전환키로 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연구용역과 전문가협의를 거쳐 관련 입법안을 마련, 2019년부터 소ㆍ돼지ㆍ닭ㆍ오리 등 축산물가격 의무신고제로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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