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금품 수수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60대 여성 사업가 옥씨는 “6000만원대 금품을 줬다”고 하고, 이 대표는 “빌린 적은 있지만, 다 갚았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가뜩이나 다른 당과의 통합론 등으로 뒤숭숭한 바른정당에겐 또하나의 악재다. 실제로 뇌물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 대표는 제대로 된 일정수행을 못 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다른 야당과의 연대론ㆍ통합론이 물망에 오르는 등 현안이 산적한 와중이다. 일각에서는 지도력 공백으로까지 사태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연찬회에서 중간에 자리를 떴다. 이어진 본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옥모 씨가 제기한 금품 수수 의혹을 법적 대응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연찬회는 정기국회 대응책과 연대론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본회의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었다. 하지만, 대표는 두 자리 모두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옥 씨를 ‘사기꾼’이라고 칭하는 이 대표다. 그러나 옥 씨는 ‘문자메시지’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에는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당사자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면서 사건은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에 고발이 진행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이 대표는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다. 검사장 출신인 박영관 변호사는 “애매한 면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3개월을 보고 있고, 민감하면 6개월 아니 2년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보다도 변호사와 상의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해당 사건에 묶인 채 1개월만 지나가도 9월 정기국회는 끝난다.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을 막겠다고 다짐한 바른정당이다. 하지만, 대표가 휘청거리면서 강한 야당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연찬회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앞에 발언이 예정돼 있었으나, 하지 않고 기자회견만 진행했다. 기자회견 내용도 정부에 대한 비판 없이 해명에 맞춰졌다. 정치 현안보다 본인 사태가 급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늦게 온 이유도 변호사를 만나고 오느라 그랬다”고 고백했다.
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 사태에 대한 고민이 깊다. 주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당의) 분위기가 차분해진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지도력에 흠집이 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런 측면도 있다”며 “사법과정에서 엄정하게 잘못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며 사업가 옥모씨가 제기한 진정 사건에 대해, 검토에 착수한다. 서울중앙지검은 통상적인 처리 절차에 따라 오늘 중으로 사건을 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배당이 즉각적인 수사 착수는 아니"라며, "수사할만한 내용인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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