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현지 노동자 노조 설립 추진으로 노사 갈등 - 그룹 수빅에 역량 집중 중 파업 가능성 부담감 - 채권단과 자율협약에도 영향 가능성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진중공업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빅조선소가 노사 갈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현지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소재 수빅조선소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해부터 정상화에 올인하고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자칫 지난해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8일 한진중공업과 외신 등에 따르면 수빅조선소 노조 설립 추진단은 최근 한진중공업 사측과 필리핀 정부의 국가조정 및 중재위원회에 파업 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수빅 조선소에는 18개의 하청업체가 있는데, 하청업체에는 모두 노조가 설립돼 있다. 그러나 수빅조선소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노조는 설립돼 있지 않다.
수빅 조선소에는 300명 가량의 한국인과, 3만3000명의 필리핀 현지인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필리핀 현지법인이 등록됐고, 2015년에는 클락슨리포트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위 조선소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건조 선박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작년 5월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부산 영도조선소는 특수선 전문소로, 수빅조선소는 상선 전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안을 낸 바 있다. 영도 조선소는 작업장이 좁아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건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측은 수빅조선소의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 설립이 추진되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해 35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15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6월 570억원, 7월 227억원의 운영자금이 한진중공업에서 수빅조선소에 대여되기도 했다. 적자 지속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대했던 인건비 절감 효과도 낮은 생산성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까지 설립될 경우 경영 정상화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수빅조선소 노동자들은 한국인 상사들이 부당 노동 관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베르토 플로레스 필리핀 노동조합총협의회 회장은 필리핀 언론 마닐라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수빅조선소 노동자의 90% 이상이 노조설립에 동의했다. 한진중공업측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만큼 이번에 노조설립 선거를 놓고 합의해주지 않는다면 파업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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