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계자, 연락 받은 뒤 ‘네 알겠습니다’라 답변 -법원, “결근에 대해 회사 실질운영자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볼 수 있다”…“부당해고”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회사가 감기로 출근하기 어렵다는 직원의 연락을 받았는데도 무단결근 처리해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서울의 한 어학원 교사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어학원 상담교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15년 10월 13일 돌연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는 그해 7월 6일 입사해 막 3개월의 시용 근로 기간을 마친 상태였다. 회사 측은 해고 이유로 A씨가 무단 결근했으며, 시용 근로 기간 동안 교육 및 근무 성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 주장대로 A씨는 해고되기 전날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아침 회사 운영자인 김모 씨에게 ‘오늘은 감기가 심해 출근하기 어렵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네 알겠습니다’란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 판정을 받았다. 그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줬다. A씨가 결근에 대해 회사 실질 운영자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또 “회사가 A씨에게 병가와 관련해 사후 승인을 받을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결근 통지 다음날 해고에 이르렀다”며 이를 부당해고로 봤다.

회사 측은 A씨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시용 근로 기간이 끝난 뒤 채용을 거부한 것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대표자가 시용 근로 기간이 끝난 뒤 A씨에게 ‘이제 추슬러서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투자한 건 없지만 내 학교라고 생각하라’며 말한 점이 재판부의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같은 증거를 종합해 “A씨가 해고 통지 당시 시용 근로자가 아니라 시용 근로기간을 넘긴 정규 근로자가 됐다”며 “해고 통지는 ‘본채용 거부의 통지’가 아니라 ‘해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