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했던 6개월…네버엔딩 스토리 - 우선매수권 둘러싼 1라운드는 산업은행 승리 - 2라운드 상표권 협상에선 박 회장 승리 - 끝나지 않은 3라운드 승부…최종 승자는?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이 백기투항했다. 지난 6개월간 진행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됐던 우선매수청구권과 상표권을 내려놓았다. 금호타이어 회생을 위해 경영권까지 포기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로 흐러던 인수전이 이렇게 일단락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3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기자회견을 열고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에 있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혔다. 금호아시나아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을 겨냥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만큼 절박했다는 뜻이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그룹이 해체될 위기에 놓였던 과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한 축인 금호타이어 인수가 반드시 필요했다.

1라운드는 산업은행이 이겼다. 지난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박 회장이 1100억원 사재를 출연하면서 부여받은 우선매수권은 채권단의 일방적인 매각에 맞설 수 있는 근거가 됐지만, 입찰 흥행에 성공한 채권단의 매각 의지를 꺽을 수는 없었다.

인수전은 상표권 사용 조건을 둘러싸고 2라운드로 이어졌다. 채권단이 상표권자와 충분한 협의 없이 매출액의 0.2%로 더블스타와 합의하면서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금호산업이 요구한 ‘매출액의 0.5%’를 수용하면서 상표권 다툼에서는 박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아쉬운 부분은 매각이 길어지면서 금호타이어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만 507억원에 달했다.

3라운드는 완전히 새로운 구도에서 전개됐다. 매각 과정에서 끌려다니기만 하던 산업은행의 수장이 바뀌고, 가격인하를 요구해온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게 됐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이에 박 회장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중국 공장 매각,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 총 7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 설득에는 역부족이었다. 9월말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하고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박 회장은 27일 출근길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 것과 관련해 “나쁜 일이 있다보면 또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게 보면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치열했던 6개월을 뒤로하고 박 회장은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데 필요한 체력을 다지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금력이 부족해 금호타이어를 품지 못했고, 향후에도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그룹 재건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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